독일 '러브퍼레이드' 참사... 압사로 수백명 사상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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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러브퍼레이드' 참사... 압사로 수백명 사상 '아수라장'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0.07.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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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음악축제의 장이 수백명이 목숨을 절규하는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24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뒤스부르크에서 열린 유럽 최대 야외 테크노 음악축제 '러브퍼레이드'에서 적어도 15명이 군중들에 깔려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이날 오후 5시께 뒤스부르크에서 열린 '러브 퍼레이드'에서 공연장으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여성 9명, 남성 6명 등 적어도 15명이 압사했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10명이 인공호흡을 통해 의식을 찾았고, 최소 15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나 대형 압사 사고에 따른 부상자는 실제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고는 군중이 과거 화물 열차역을 개조해 만든 공연장으로 가기 위해 터널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벌어졌다. 행사장이 이미 인파로 가득 찬 상황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달라는 경찰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 터널로 몰려 오면서 터널 내부가 아수라장이 됐던 것.

한 참가자는 독일의 대중지 <빌트>와 인터뷰에서 "벽 쪽으로 강한 압박을 받아 피할 곳이 없었다"면서 "죽을까 봐 두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다른 참가자도 "나는 다행히 피할 구멍을 찾았지만 내 바로 옆에 있던 여성 2명은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사망자들의 국적은 아직 확인되지 못한 것으로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아비규환이 뒤스부르크 시내를 뒤덮고 있지만 구조대가 참사 현장에서 제대로 접근핮디 못해 울부짖는 부상자들의 인명 구조활동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지 WDR 방송은 수십대의 구급차가 급파됐으며 현장에 임시 긴급구호소도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인파로 구조 헬기가 현장에 근접 착륙하지 못하는 등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공영 ZDF 방송의 토마스 뮌텐 기자는 "구조요원들이 부상자들이 있는 곳까지 헤집고 들어오지 못하는 등 공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터널 안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서로 상대를 짓밟는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다.

뒤스부르크 시청 대변인은 행사장에 수만명이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행사를 중단할 경우 다시 터널로 인파가 몰리며서 추가 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당장 행사장에 대한 소개 작업은 하지 않은 채 차분히 현장을 떠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던 1989년 베를린에서 처음 시작된 '러브 퍼레이드'는 시설 및 안전 문제를 두고 주최 측과 베를린 시 사이에 이견이 생기면서 2007년부터 베를린이 아닌 루르 공업지대의 도시들에서 열리고 있다.

주최 쪽은 인구 50만명이 사는 뒤스부르크에서 열린 이날 행사의 참가자 수를 최대 140만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유명 가수 압델라지즈 스타티의 콘서트에 7만명의 관중이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성훈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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