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가열 속 금리 인하, 경제 불안 심화 우려
한국은행 독립성 침해, 정책혼선으로 경제안정성 위협
고환율·주거비 상승 속 금리 인하, 서민 경제에 치명적 영향
"대통령실은 통화정책 건드릴 게 아니라 재정정책 관리에나 집중해야"
[데일리중앙 석희열 깆] "대통령실과 여당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말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23일 대통령실과 여당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은행법 제3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은 중립적으로 수립되고 자율적으로 집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정책 정의 혼선을 초래해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지적했다.
현재 고환율 상황은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원화 약세로 인해 수입 원자재와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 환율이 높아지면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해 물가 상승이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부동산 시장이 가열되면서 가격 상승이 시작되고 있디"며 "이는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는 주거비를 겨우 10%만 반영하고 있어 실제 상승세가 지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각각 31%, 22%의 주거비를 물가지수에 반영하고 있어 한국의 물가 지표가 실제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자산 시장이 더욱 과열되고 주거비 상승세가 한층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또한 "원화 가치 하락으로 고환율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수입 물가를 추가로 밀어올려 전체적인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과 생활비 압박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 차라고 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5%이고 미국은 5.25~5.5%로 두 나라 간의 금리 차이가 이미 2%포인트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 발표 없이 한국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린다면 두 나라 간 금리 격차는 더욱 벌어져 자본 유출과 환율 불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현재도 큰 금리 차이로 인해 자본시장에 불안정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이러한 위험을 무시하고 금리 인하를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권력 남용이며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통화정책은 한국은행의 고유 권한이며 대통령실이 간섭할 영역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그 역할이 분명히 다르며 현재의 경제 문제는 통화정책이 아니라 재정정책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급 세수 결손과 재정 축소는 서민 경제와 자영업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며 이를 통화정책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접근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부동산 시장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자산 거품을 더욱 키우고 경제 전체의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통화정책을 건드릴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재정정책 관리에나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