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강화도의 서쪽 바다 작은 섬 석모도. 그리고 보문사.
10년 만에 고등학교 동창생들과 오늘(8.24) 다시 보문사를 찾았다. 10년 전 배를 타고 석모도를 건넜던 기억이 아득한 꿈만 같다.
30여 명을 태우고 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오전 9시40분 정각에 보문사 주차장 앞에 우리를 내려 놓았다. 버스에서 내려 가파른 길을 조금 올라가자 낙가산보문사라고 적힌 산문이 우리를 반겼다.
강화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양양 낙산사, 여수 향일암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해수관음성지다.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는 관음성지라 그런지 이날 주말을 맞아 보문사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보문사 산문 앞에서 그리고 극락보전 아래서 부처님의 가피를 소원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나는 또 마애석불좌상(마애불)으로 오르는 길에 친구한테 한 컷을 부탁했다.
마애불 가는 길에는 가족의 건강과 화복을 부처님께 발원하는 수천 개의 소원지가 오색등에 매달려 바람에 나부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사람들은 가파르고 굴곡진 계단을 따라 오르고 또 올랐다.
낙가산 중턱 눈썹바위 암벽에 새겨진 석불좌상은 연꽃 받침 위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그 밑에서 절을 하며 두 손을 모아 빌고 또 빌었다. 특히 수능을 앞둔 수험생 학부모들의 기도는 간절했다.
보문사 석실(석굴사원) 앞에는 수국이 뜨거운 태양 아래 탐스럽게 피어 있었다.
우리는 이어 일제 강점기 국내 자본으로 설립된 강화 최초의 방직공장이라는 조양방직을 구경했다. 지금은 방직공장을 개조하고 일본식 적산가옥을 복원해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점심을 먹고는 근처 전등사에 들렀다.
고구려 소수림왕 때 창건된 전등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의 말사로 인천을 대표하는 천년고찰이다.
전등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전등사 철종(보물)에 대해 설명하는 문화해설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전등사 곳곳을 둘러본 뒤 오후 늦게 서울로 츌발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