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수가 청구 월 평균 1건도 되지 않는 자지체가 10곳이나 돼
산부인과 없는 종합병원도 11.5%에 이르러... 산부인과 기피 심각
박희승 의원 "산부인과 인프라 붕괴는 산모·태아 생명 위협... 대책 마련 시급"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전국 산부인과의원 10곳 가운데 9곳은 전혀 분만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가위 연휴 양수가 새고 하혈 중이던 25주 된 임신부가 의료기관 70여 곳에서 이송을 거부당한 것은 산부인과 인프라 부족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산부인과 인프라 붕괴는 산모와 태아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박희승 의원이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산부인과의원 중 분만수가가 청구되지 않은 의원 비율이 88.4%로 2018년 대비 6.2%포인트 높아졌다.
광주, 전남의 경우 2022년 이후 분만수가를 청구한 산부인과의원은 단 한 곳도 없다. 해당 지역 산부인과의원에서 아이를 낳은 사례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올해 7월까지 분만수가 청구가 월 평균 1건도 되지 않는 지자체가 10곳이나 됐다. 구체적으로 대구 서구, 경기 안양만안구, 강원 영월군 및 태백시, 전북 고창군 및 김제시, 전남 고흥군 및 완도군, 경북 포항남구, 경남 하동군이다.
그리고 현재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331개소의 11.5%(38개소)의 병원에는 산부인과가 없다. 의료법상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인 경우에는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중 3개 진료과목이 있어야 하는데 산부인과를 기피하는 종합병원이 10%를 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분만 의료기관수는 2018년 555개소에서 올해 425개소로 130개소가 줄었다.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분만의료기관수가 줄고 있다.
박희승 의원은 "저출생은 물론 산부인과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부족으로 산부인과 의사와 분만 의료기관이 줄고 있다"며 "안정적인 출산 환경 조성과 응급상황 대처를 위해 지역별 분만 인프라가 유지·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새로운 분만기관 신설도 중요하지만 기존 의료기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긴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