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의 '혹평 보고서' 여파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하반기 주도주에서는 밀리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0원(0.16%) 내린 6만 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4300원(2.81%) 오른 15만 71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전일 6%대 하락폭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고점 대비 28%, 35%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추석 연휴 직전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반토막' 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컷'에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 8월부터 반도체주의 고전은 계속됐다. 코스피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달 2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475조 1946억 원에서 376조 963억 원으로 줄었다. 거의 100조원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119조 2685억 원에서 108조 1818억 원으로 감소했다. 두 종목 만으로 595조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484조가량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111조에 달하는 감소폭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8조 384억 원, SK하이닉스를 1조 7378억 원어치를 팔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코스피를 억누르는 주된 이유는 반도체 업황/실적 불안과 외국인 대량매도"라며 "삼성전자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초반,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에 근접했고 SK하이닉스는 각각 5배, 1배 초반이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저점권에 근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인하 시기 미국에서 성장주로 반도체주가 주도할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 반도체의 이익 비중 상승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전월대비 증가 시 PER 상승률이 높은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매년 9~12월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업종은 다음 연도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S&P500 내에서 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업종은 반도체, 미디어, 소프트웨어 등 테크 섹터지만, 코스피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5월~2017년 10월, 2023년 10월~2024년 6월 지수 상승 기간에 PER가 하락한 경험이 있는데, 이때가 반도체 이익 비중이 가장 크게 상승했던 국면이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내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예상 영업비중은 지난 8월(28%)을 정점으로 하락 전환됐다"며 "국내 반도체의 경우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이익 비중 상승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오는 26일 예정된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와 10월 초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통해 투심이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9월 넷째 주 마이크론 실적 발표, 10월 첫째 주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는 반도체 시장 동향을 엿볼 수 있는 이벤트"라고 지적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