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업 도쿄가스㈜ 레이저메탄검지기 보유... 일본산 장비 중 두 번째로 많아
김원이 의원 "전범기업 및 일본산 검사장비 대체할 국산 제품 개발·교체 시급"
가스안전공사 "도쿄가스가 전범기업인 줄 몰랐다. 앞으로 감안해서 업무 추진"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일본산 장비 의존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범기업 도쿄가스㈜의 장비가 일본산 장비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걸로 확인됐다.
심지어 가스안전공사는 일본산 장비를 줄이는 노력을 보이기는커녕 2024년 현재 '노 재팬(No Japan)' 열풍이 불었던 2019년보다 37점이나 더 구매한 걸로 나타났다.
국가재정이 투입된 공기업에서 국민 혈세를 들여 전범기업의 장비를 무분별하게 들여오는데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가스안전공사는 2019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등 글로벌 무역 분쟁으로 '노 재팬' 열풍이 불었을 당시 대일 의존도를 낮추겠다며 검사·점검 장비의 일본산 비중을 3년 내 50% 이상 감축하는 '가스안전 기술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산 장비를 절반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 여론을 의식해 말로만 '노 재팬'을 떠들었다는 얘기다.
국회 산자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30일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제출받은 '가스 검사장비 보유현황'에 따르면 2019년 당시 전체 검사 장비 4043점 중 1886점으로 46.6%가 일본산 장비였다.
공사의 목표에 따라 3년까지 20%까지 감축됐어야 했던 일본산 장비는 2024년 9월 현재 44.8%(1923점)로 2019년 대비 1.8%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공사는 일본산 장비를 줄이는 노력을 보이기는커녕 2019년보다 37점이나 더 구매한 걸로 드러났다.
일본산 장비별로 살펴보면 2024년 현재 가스누출검지기가 765점으로 가장 많고 레이저메탄검지기(휴대용)가 237점, 초음파두께측정기 123점 등의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레이저메탄검지기(휴대용)는 도쿄가스㈜에서 구입한 것이다. 1872년 설립된 도쿄가스㈜는 지난 2012년 국무총리실이 발표한 299개 일본 전범기업 중 한 곳이다.
김원이 의원은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일본산 가스 검사장비를 절반으로 줄인다고 했지만 오히려 장비가 늘었으며 심지어 전범기업 제품도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전범기업 뿐만 아니라 일본산 장비를 대체할 국산 제품의 개발 및 교체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012년부터 검사 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레이저메탄검지기 개발 비용이 높고 국내 시장 규모가 작아 국산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도쿄가스㈜가 전범기업인 줄 몰랐다며 앞으로 그런 점을 잘 고려를 해서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국산화 개발을 꾸준하게 추진해 왔는데 레이저메탄검지기 자체가 기술력이 상당히 요하는 거라서 개발 비용이 굉장히 많이 투입되는 반면에 국내에서는 가스 회사 외에는 쓸데가 없어 쉽게 개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수요는 적어 현실적으로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일본 제품을 사고 싶어서 산 게 아니고 저희가 요구하는 규격이나 안전성을 만족시키는 국내산이 당장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국내 제품이 개발되면 국내 제품으로 교체할 것이고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장비를 구입할 때 조달을 통해 하기 때문에 도쿄가스가 전범기업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이제 알게 됐으니까 앞으로 그것을 감안을 해서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