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 사내 대출금리 연 1.8~2.3%, 신보중앙회눈 연 1.15~1.5%... '도덕적 해이' 심각
김원이 의원 "고금리로 국민이 고통받는데 중기부 산하기관 특혜성 대출 관리해야"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고금리로 죽어나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에 정책자금을 융자해 주는 중기부 산하 정책금융기관들이 임직원들에게 1%대 (초)저금리로 사내 대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들 정책금융기관들은 논란이 불거지자 방만한 내부규정을 뒤늦게 고쳤다.
올해 8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잔액기준 총 대출금리는 연 4.87%다.
국회 산자위 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6일 기술보증기금·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보 임직원이 사내 대출을 받은 건수는 ▲주택자금 대출 15건 ▲생활자금 대출 582건으로 집계됐다. 금리는 각각 연 1.8~2.3%, 3.5%로 시중의 주택담보대출 및 가계대출 금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사내 대출 관련 지적이 나오자 기보는 지난해 연말에야 뒤늦게 주택자금 대출 때 시중은행의 LTV(담보인정비율)를 적용하고 한국은행 가계자금대출 금리를 적용하기로 내부 규정을 고쳤다.
최근 5년간 중진공의 사내 대출 건수는 ▲주택자금 대출 64건 ▲생활자금 대출 431건으로 나타났다. 주택자금 금리는 연 3~4.48%, 생활자금 금리는 연 4~5.04% 수준이다. 규정을 바꾸기 전 적용됐던 금리는 주택자금 연 3%, 생활자금 연 4%에 불과하다.
중진공은 지난해 6월 주택자금 대출 때 LTV 적용을 신설하고 한국은행 가계자금대출 금리를 적용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어 8월엔 생활자금 대여 한도를 5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이고 한국은행 가계대출금리를 적용했다.
지자체의 지역신용보증재단을 관리하는 기관인 신보중앙회는 2021~2022년 주택자금 대출 2건을 시행했는데 각각 연 1.5%, 연 1.15%의 매우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 연 1.15% 금리가 적용됐던 2022년 5월 당시 한국은행이 발표한 신규 대출 금리는 연 3.68%였다. 시중 금리의 3분의 1 수준으로 특혜 대출을 해 준 것이다.
신보중앙회 역시 지난해 8월에야 관련 규정을 개정해 주택자금대여 한도를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낮추고 LTV 적용을 신설하는 한편 한국은행 가계자금대출 금리를 적용하게 했다.
김원이 의원은 "늦게나마 한국은행 대출 금리를 적용하기로 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고금리로 고통받는 이때 중기부 산하기관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특혜성 대출을 시행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