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노동당은 위기의 본질을 통찰하고 있지 못하고, 따라서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민주노동당을 탈당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민노당 비례대표 의원인 점을 감안할 때 그의 탈당 시점은 다음달 중순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소속 정당을 떠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단 의원은 "당 위기의 본질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실패가 그 첫째"라고 진단하고 민주노총 지도위원직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노동당 당원의 40%가 노동자이고 그 대다수가 민주노총 조합원"이라며 "그러나 민주노동당에 민주노총 조합원은 있지만 민주노총에는 민주노동당 당원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노동자 대중은 행사와 선거 때 그리고 재정을 조달하는데 필요한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오늘 아침 6시에 집을 나서면서 집 현관 앞에 붙어 있던 '민주노동당 당원의 집'이라는 스티커를 제 손으로 떼고 나왔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단 의원은 "민주노동당은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10명이 당선되는 등 급성장을 했지만 토대가 튼튼하게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화려한 성장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사상누각이었다"며 "무엇보다 토대를 굳건하게 다져야 할 때에 2008년 제일야당, 2012년 집권이라는 신기루를 쫓아다니며 허송세월했다"고 자성했다.
앞서 당을 이끌었던 심상정 비대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당명을 바꾸고, 강령을 개정하고, 시민단체 명망가 몇 명이 더 당에 합류한다고 해서 진보정당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심상정 의원 쪽을 겨냥했다.
단 의원은 심상정, 노회찬 의원과 뜻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장은 진보신당 흐름에 합류하기보다 현장 중심의 활동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아직 탈당하거나 탈당을 예고한 분들이 공식적으로 이런 문제를 상의해 오지 않았다"며 "모든 것은 지금부터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결정하겠지만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 의원은 끝으로 "이제 한 사람의 평범한 노동자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결단이 정치활동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동현장에서 정치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