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ICLA) 개막초청공연작국립창극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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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회(ICLA) 개막초청공연작국립창극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 윤용 기자
  • 승인 2010.08.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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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립극장)
ⓒ 데일리중앙
서양 고전 작품인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을 창극으로 번안하여 국악계는 물론, 연극계의 주목을 받은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영대)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세계적인 문학 연구자들과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제19차 국제비교문학회 세계대회(ICLA)’ 개막초청공연작으로 오는 8월 15(일)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8월 15일부터 1주일간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열리는 ‘국제비교문학회 세계대회’는 3년마다 열리는 대회로 흔히 ‘문학올림픽’으로 얘기된다. 영문학·불문학 등 개별 학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학의 보편성’을 추구하는 비교문학이다 보니 다양한 언어권의 문학 전공자들이 참가한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독일의 여성 작가 헤르타 뮐러,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황석영과 이문열, 최근 탈식민주의 이론가로 주목 받는 미국 버클리대의 압둘 잔모하메드 교수 등 세계적인 문학 연구자들과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문학 이외에도 예술, 사회문화적인 현상 등을 ‘문학의 창’을 통해 이야기 할 예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전통 판소리를 만났을 때

로미오와 줄리엣 vs 로묘와 주리

세계적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미 전 세계 많은 대중으로부터 찬사와 애호가 끊이지 않고 무수한 장르로 계속해서 되살아나고 있는 고전으로 이 시대 가장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 중 하나이다. 서양고전작품인‘로미오와 줄리엣’을 한국 전통의 정서와 신명으로 바꾸어내고 셰익스피어의 언어를 한국의 전통 판소리로 새롭게 엮어 장단과 가락을 타고 넘나들며 한판의 한국전통음악극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시대적․지리적 배경을 한국화하여 중세 베로나 몬테규 가의 로미오와 캐퓰릿 가의 줄리엣이 아니라 영남과 호남을 이어주는 팔량치 고개 근처 전라도 남원 귀족 최불립의 딸 주리와 경상도 함양 귀족 문태규의 아들 로묘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로묘와 주리로는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박애리와 요즘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소리꾼 이광복이 출연한다. 세익스피어의 아름다운 문체를 잃지 않으면서도 우리 판소리 어법에 맞게 구성된 대사(혹은 시)는 국가브랜드 공연 <청>의 창극본을 맡았던 박성환(40, 국립창극단원)이 구성하고, 이 대사(혹은 시)에 인간문화재인 명창 안숙선(59, 국립창극단 원로단원)이 소리작곡(작창)을 하여 때로는 신명나고 때로는 가슴 아픈 우리 음악극으로 탄생시켰다.

공연 줄거리

전라 남원과 경상 함양 두 얼품에 호남과 영남을 이어주는 팔량치라는 고개가 있다. 최불립은 남원의 토호요 귀족으로 재 넘어 함양의 귀족 문태규와는 누대로 내려온 집안 간 원수이다. 열댓 살 솜털 수염의 까치머리 학동들과 뒹구는 낙엽에도 까르르 웃어대는 초경 끝낸 계집아이들은 최불립 집에서 벌인 재수굿판에 모여들어 짝들을 짓느라 부산한데, 문태규의 아들 로묘와 최불립의 딸 주리는 답교놀이 중 우연한 만남에 운명이 이끌린다.

두 집안 모르게 무당집에서 정화수로 혼례올리고 그 날 낮에 하필이면 주리의 사촌 오빠를 로묘가 살해하게 된다. 강진으로 유배를 떠나게 된 로묘는 주리와 첫 밤을 보내고 통절한 이별가를 부르며 둘은 헤어진다.

개성 명문가에서 주리에게 청혼이 들어오고 드디어 삼일 후 혼인식이 열리는데 주리는 무당 구룡댁이 준 묘약을 먹고 잠이 들고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로묘는 주리가 죽은 줄만 알고 약을 먹고 자살한다. 잠에서 깨어난 주리는 로묘의 시신을 보고 울다 칼로 자결하니 두 집안의 원한과 증오로 아까운 두 청춘이 희생되었다.

둘을 위한 진혼의 넋두리, 씻김과 영혼결혼식이 치러지고 두 어미는 각각 자식을 가슴에 묻고 통절해 한다.

윤용 기자 hiddink77@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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