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이종찬·김성호·황영기, 삼성 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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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 "이종찬·김성호·황영기, 삼성 돈 받았다"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8.03.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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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정치공세 등 큰 파장 예고... 청와대·당사자 "근거없는 주장" 일축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종훈(맨 오른쪽) 대표신부와 김인국(왼쪽에서 두번째) 신부가 5일 서울 상계동 천주교 수락산성당에서 열린 삼성 금품 로비 대상자 공개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5일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을 삼성 금품 로비 대상자로 지목했다.

사제단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상계동 수락산성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은 인사들의 명단을 이와 같이 공개했다. 명단에 거론된 당사자와 청와대 쪽은 사제단의 주장에 대해 근거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야당이 총공세에 나서는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사제단은 이종찬 민정수석의 경우 삼성의 관리 대상으로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수석은 서울고검장 시절 삼성본관으로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을 직접 찾아가 여름휴가비를 챙겨가기도 했다.

김성호 내정자 역시 삼성의 관리 대상으로 평소 정기적으로 삼성의 금품을 수수해 이번 명단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김 내정자는 특히 삼성 비자금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직접 뇌물을 전달받은 사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영기 전 은행장은 삼성증권 사장 재직 당시 삼성 비자금 차명계좌 개설 및 관리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됐다. 사제단 전종훈 대표신부는 "이렇게 불법행위를 저지른 금융기관의 수장이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제단은 "삼성과 심각한 유착관계에 있고 정기적으로 뇌물을 공여받은 대상이 새 정부의 요직 등에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부 명단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추가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삼성비리 수사의 맨 마지막 단계에서 이뤄지거나 가능하면 더 이상 추가명단을 공개할 필요가 없도록 본인들이 회개와 자정작용을 통해 고백해야 할 일"이라며 "(오늘) 명단 공개는 최소화한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제단은 이어 "이건희 일가는 부당하게 축적한 권력과 부를 세습하기 위해 국가 주요 관리들을 돈으로 매수해 관리했다"며 "곧 있을 검찰 간부 인사에서 대검 중수부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핵심 보직에 삼성으로부터 자유로운 훌륭한 인사를 임명해 다시는 이와 같은 걱정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종훈 신부는 "거명된 분들은 스스로 공직을 거절하거나 물러나기를 간곡히 바란다"며 "그것만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새 정부를 돕는 겸덕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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