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등에 꽂힌 배신의 칼날 너무나 아프다" 탈당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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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등에 꽂힌 배신의 칼날 너무나 아프다" 탈당 선언
  • 김주미 기자·이성훈 기자
  • 승인 2008.03.14 11:5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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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탈당으로 이어지나... 청와대 기획설 제기... "이재오 이방호가 당을 망치고 있다" 직격탄

"한나라당의 이번 공천은 한마디로 '청와대 기획, 밀지 공천'입니다. 어제 공심위는 영남 51개 지역 공천을 일사천리로 끝냈습니다. 선거구별 심사를 하지 않고 전체 명단을 놓고 야합했습니다."
한나라당 영남 '공천 대학살'의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핵심인 김무성 최고위원이 그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저는 지금 22년 전 정치를 시작한 이래 가장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평생 신의 하나만큼은 굳게 지키며 살아왔기에 등에 꽂힌 배신의 칼날이 너무나 아프고 괴롭습니다. 당원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사무총장으로서, 최고위원으로서 제 인생을 바쳐온 한나라당이 왜 이렇게 오만해진 것인지 기가 막힙니다."

김 최고위원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당 공심위가 자신을 공천 탈락시킨 것은 '배신'행위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등에 꽂힌 배신의 칼날이 너무나 아프다고 했다.

친박 실세인 김 최고위원의 탈당 선언으로 탈당 도미노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조만간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친박 진영의 반발 수위가 한층 조직적이고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오늘 마음은 한나라당에 두고 몸은 한나라당을 떠난다"며 탈당 뒤 무소속 출마할 뜻을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박 전 대표와의 사전 교감에서 나온 것으로 읽혀 친박 인사의 무소속 출마가 향후 정국에 중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는 "무원칙한 공천을 일삼은 세력이 한나라당을 망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에 반드시 선거에서 이기고 돌아와 한나라당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당으로 다시 만들겠다"며 총선 승리 의지를 불살랐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공천 파동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의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을 정조준했다.

그는 두 사람을 향해 "공천개혁을 빙자해 박근혜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박근혜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당권을 장악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인 김무성이를 몰아내려고 한다"며 "자기들 이익을 챙기기 위해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싸웠던 동지들을 파리 목숨처럼 날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누가 경선의 결과에 승복하겠냐"며 "화합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경선에서 패배한 장수의 목부터 치는 보복의 정치로는 한나라당의 미래도, 정치발전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이번 공천은 한마디로 '청와대 기획, 밀지 공천'입니다. 어제 공심위는 영남 51개 지역 공천을 일사천리로 끝냈습니다. 선거구별 심사를 하지 않고 전체 명단을 놓고 야합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또 "공천기준은 오로지 청와대 마음대로였다"며 청와대 기획설을 제기했다. 당권, 대권이 분리된 정당에서 청와대 결재를 받는 공천이 이루어졌다는 것. 이 과정에서 공심위원들이 자존심을 팔았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상대당은 '감동공천'을 하는데 한나라당은 '감정공천'을 했다"며 "당선 가능성보다는 특정인을 위한 전당대회용 공천이었고, 수십억 당비를 들인 여론조사는 무용지물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론조사가 다섯 배나 앞서는 현역의원이 아무 이유도 없이 탈락하고, 정치신인에게 인지도·지지도 둘 다 한참 밀리는 현역의원이 공천을 받았다"며 "노무현 정권에서 장관을 하고, 국회의원을 하던 사람이 공천을 받고, 10년 동안 고생고생하며 한나라당을 지켜온 아무 하자 없는 동지들은 낙천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런 무원칙, 밀지 공천으로는 절대 한나라당이 자신하는 과반 의석은 달성할 수 없다"며 "역사는 선거결과에 대해 청와대와 공천심사위원회, 당 지도부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마음은 한나라당에 두고 몸은 한나라당을 떠나지만 반드시 선거에서 이기고 돌아와 한나라당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대목에선 감정에 복받쳐 목이 메는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주미 기자·이성훈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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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가 2008-03-14 19:33:49
처음에는 200석도 넘게 얻을 것이라고 했는데
점점 목표치가 내려오더니 이제는 과반의석 확보도 어렵다느 말인가.
박근혜 김무성 등 박근혜계가 완전히 탈당해 등을 돌려버리면
한나라당이 영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 그러면 과반수 의석도
어렵되 된다 이거군.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따라하다가 너무 오버한거
아닌지 모르겠다. 적당히 해야지 이렇게 갈등을 사서 부를 필요는
없지 않나. 에휴.

인살라~~ 2008-03-14 19:11:06
역시 안강민이 박근혜의 뒤통수를 내리친 것인가.
이명박의 사주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후폭풍에 휘말릴 것 같다. 아무튼 이번 공천 파동으로 박근혜는 수족을
다 잃은 셈이다. 혈혈단신 홀로 남겨진 셈이다. 빨리 김무성이 힘을 규합해
당을 새로 만들든지 어떻게 해야 할 것같다. 박근혜가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자못 궁금하다. 우리나라 정치는 보면 볼수록 재미난다니까.

공안검사 2008-03-14 16:09:40
누구 말대로 반드시 살아 돌아와 복수해라.
복수 혈전이 기대되는군. 이명박 대통령 정말 생각할수록
무서운 사람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그래서 그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