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최고위원 탈당 관련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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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최고위원 탈당 관련 기자회견문
  • 데일리중앙
  • 승인 2008.03.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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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선거결과에 대해 청와대, 당 지도부에 반드시 책임 물을 것"

"역사는 선거결과에 대해 청와대, 공심위, 당 지도부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22년 전 정치를 시작한 이래 가장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평생 신의 하나만큼은 굳게 지키며 살아왔기에 등에 꽂힌 배신의 칼날이 너무나 아프고 괴롭습니다. 당원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사무총장으로서, 최고위원으로서 제 인생을 바쳐온 한나라당이 왜 이렇게 오만해진 것인지 기가 막힙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바람 앞에 등불이었습니다. 그런 한나라당이 어떻게 해서 정권창출까지 할 수 있었습니까? 박근혜 대표와 당원들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스스로 회초리를 치며 다시는 오만해지지 않겠다고,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 애원해 살려놓은 당입니다.

저는 사무총장으로서 박근혜 대표를 모시고 깨끗하고 원칙 있는 정당으로 탈바꿈하는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지지율 7% 정당을 40% 정당으로 만들었습니다. 재보선에서 29:0의 신화를 달성했습니다. 만년 적자 정당을 흑자 정당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한나라당을 사심에 가득찬 자들이 망치고 있습니다. 이재오, 이방호가 공천개혁을 빙자해 박근혜 죽이기를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당권을 장악하는 데 김무성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며 저를 몰아내려고 합니다. 자기들 이익을 챙기기 위해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싸웠던 동지들을 파리 목숨처럼 날리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누가 경선의 결과에 승복하겠습니까? 화합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경선에서 패배한 장수의 목부터 치는 보복의 정치로는 한나라당의 미래도, 정치발전도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은 한나라당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대선 승리에 취해 내키는 대로 공천하고, 동지들을 배신해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이번 공천은 한마디로 '청와대 기획, 밀지 공천'입니다. 어제 공심위는 영남 51개 지역 공천을 일사천리로 끝냈습니다. 선거구별 심사를 하지 않고 전체 명단을 놓고 야합했습니다. 개별심사를 한 곳은 몇 개 지역 뿐이었습니다. 당권, 대권이 엄연히 분리된 정당에서 청와대 결재를 받는 공천이 이루어졌습니다. 공심위원들은 자존심을 팔았습니다.

상대당은 '감동공천'을 하는데 한나라당은 '감정공천'을 했습니다. 당선 가능성보다는 특정인을 위한 전당대회용 공천이었습니다. 수십억 당비를 들인 여론조사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공천기준은 오로지 '청와대 마음대로'였습니다. 여론조사가 다섯 배나 앞서는 현역의원이 아무 이유도 없이 탈락하고, 정치신인에게 인지도·지지도 둘 다 한참 밀리는 현역의원이 공천을 받았습니다. 노무현정권에서 장관을 하고, 국회의원을 하던 사람이 공천을 받고, 10년 동안 고생고생하며 한나라당을 지켜온 아무 하자 없는 동지들은 낙천을 했습니다.

이런 무원칙, 밀지 공천으로는 절대 한나라당이 자신하는 과반 의석은 달성할 수 없습니다. 역사는 선거결과에 대해 청와대와 공천심사위원회, 당 지도부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공천심사위원회는 자신들이 청와대에 의해 조종되는 로봇, 거수기였다는 데에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합니다.

저는 제가 그토록 사랑하고 헌신했던 한나라당이 여기까지 온 데 대해 비통한 심정을 금치 못합니다.

저는 오늘 마음은 한나라당에 두고 몸은 한나라당을 떠납니다.

이런 무원칙한 공천을 일삼은 세력이 한나라당을 망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에 반드시 선거에서 이기고 돌아와 한나라당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당으로 다시 만들겠습니다.

2008. 3. 14
국회의원 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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