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도 굶주림에 요절한 최고은 작가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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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굶주림에 요절한 최고은 작가 애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1.02.09 13:5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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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인에 대한 관심 촉구... 민노당, 예술인사회보장제도 도입 제안

"그 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을 좀 두들겨 주세요."
"그 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을 좀 두들겨 주세요." (최고은씨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쪽지)

'남는 밥이 있거든 좀 달라'며 애타게 구원을 기다리다 끝내 마지막 숟가락을 들지 못하고 쓸쓸히 생을 마감한 최고은 작가(32)에 대한 정치권의 애도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은 특히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할 수많은 '최고은'에게 온기가 전해질 수 있도록 대중문화산업 수익배분 구조에 대대적인 개혁과 창작 예술가에 대한 정책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9일 구두 논평을 통해 "유능하고 촉망받던 젊은 문화예술 창작가의 비극적인 죽음에 개인적으로 부끄럽고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최고운 작가와 같이 일한 분들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살아 있는 우리들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문화부는 대중문화산업 영역, 특히 프리랜서와 수많은 스탭들이 어떤 처우를 받고 생활하는 지 섬세하게 살펴봐달라"고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아울러 "가능하다면 긴급하게 이들에 대한 지원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남는 밥 달라, 끝내 그 남는 밥도 먹지 못하고 최고은씨가 이 땅에서 생명을 끊어야 했다. 재능있는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였던 30대 초반의 이 젊은 여성이 굶어죽었다"고 그의 쓸쓸한 죽음을 애도했다.

박 대변인은 "지속 가능한 복지, 그리고 그 복지의 그물을 촘촘하게 다시 짜는 일이 최고은씨를 두 번 세 번 죽이지 않고 그의 죽음을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촉구했다.

▲ 극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지난달 29일 쓸쓸히 목숨을 잃은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
데일리중앙
민주노동당은 최고은씨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며 사회보장제도의 근본적인 손질을 주장했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내놓은 논평에서 "배고픔과 추위 그리고 병마와 싸워가며 창작과 재능을 불태우는 수많은 작가, 배우, 음악가, 화가 등 예술가들은 국가 구성원으로서 최소한 누려야 하는 사회보장제도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며 "최고은 작가의 죽음은 결국 사회적 타살"이라고 탄식했다.

우 대변인은 "제2, 제3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예술인사회보장제도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식이든, 한국식의 창조적 제도든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이에 정부가 책임있게 나서라"고 요구했다.

우 대변인은 "수많은 최고은이 춥고 병든 이 겨울을 버티고 있다. '투잡', '쓰리잡'이 아니면 예술을 할 수 없는 척박하고 비정한 반문화사회는 우리가 그토록 버리고자 했던 낡은 사회다. 그들의 재능을 아끼고 마음껏 열정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돌봐주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국격이며 문화사회"라며 창작 예술인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진보신당은 문화예술 전반에 퍼져 있는 극단의 상업주의를 비판하며 "굶어죽는 청년 창작인들을 보호하라"고 우리 사회를 향해 호소했다.
 
진보신당 문화예술위원회는 논평을 내어 "이 죽음은 남이 알아주지 않는 자신만의 창작혼을 불태우기 위해 죽어갔다는 낭만적인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며 "유망한 젊은 창작인이었던 그 앞에 놓인 우리 사회는 88만원 세대를 넘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비정성시'였던 것"이라고 한탄했다. '비정성시'는 대만 영화로 비정한 도시를 일컫는 말로 여겨진다.

문화예술위원회는 "당장이라도 국가 규모에 맞는 문화예술 지원 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정책 당국에 제정했다. 이어 "그것이 고인의 죽음에 대한 예의이자 미래 문화예술인들에게 대한 최소한의 투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방송(MBC) 사장 출신의 민주당 최문순 국회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이 인정받지 못하는 대한민국 현실을 개탄하며 '예술인 복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의원은 "'예술'이 없는, '문화'가 홀대받는 대한민국에서 젊디 젊은 나이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게 된 최고은 작가님의 명복을 빌며, 예술인 여러분께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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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없다 2011-02-14 15:29:28
최고은 작가가 굶어죽었다고?????
우울증. 불면증 그리고 갑상선 기능항진증 이 진짜 사인이다. 뭐좀 재대로알고 기사쳐 올려라 고소하기전에 십쌔들아 개 병신들아 ㅡㅡ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지고 그러면서 몸은 바싹 말라가는 병이다.
중앙일보 개실망이네 빨갱이 새키뜰

최영섭 2011-02-09 21:27:54
그럼 복지 사각지대 깨끗이 해결된다.
4대강은 잇는 사람에게만 혜택이 돌아가지만
그 돈으로 가난한 창작 예술인들에게 지원하면
전국민이 박수칠 것이다. 명분도 잇고 얼마나 좋으냐. 맨날 삽집이나 하고 불도저 지겹지도 않냐? 아이고 두야..

짱ㅇ깨 2011-02-09 20:20:52
한나라당에겐 가난한 시나리오 작가는 국민으로 안보이나 보다.
어찌 저럴수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