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건축아파트 5년만에 첫 내림세
상태바
수도권 재건축아파트 5년만에 첫 내림세
  • 이정민 기자
  • 승인 2007.06.27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1.72%·경기 2.06% 빠져... 대출규제 및 분양가상한제 영향

상반기 서울·수도권 재건축아파트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대출규제 강화를 비롯한 잇따른 재건축 규제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경기지역 재건축아파트 값이 서울 1.72%, 경기 2.06% 내려 200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재건축아파트의 매매가 내림세는 대출 제한과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 여파로 서울 강남권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반면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아파트 값은 서울 0.69%, 경기 0.17%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15대책 발표로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연초 1.11대책이 더해지면서 침체에 가속도가 붙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채권입찰제 적용 방침 등으로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과천, 성남 등 지난해 집값 급등세를 보였던 지역들이 약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

3월에는 정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공개로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다. 특히 종부세 대상 아파트가 크게 늘어난 강남권 4개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는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9개월여 만에 모두 내림세를 나타냈다.

게다가 4월 초, 분양가상한제 및 분양가 내역 공시를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단지의 낙폭은 더욱 커졌다. 조합원들의 추가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 악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 호가가 크게 빠진 급매물들이 나왔지만 매수자들의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실제 거래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5월 중순, 매수자들의 바닥인식 확산으로 개포주공을 비롯한 강남권 저층단지들의 거래가 늘어나면서 내림폭이 크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또 6월 1일 종부세 과세기준일이 임박한 시점에는 주택처분이 불가능해진 매도자들의 매물 회수도 잇따랐다.

6월 들어서는 서울이 5개월 만에 상승반전 하는 등 현재까지 강남권 회복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하지만 거래가 일부 저가 매물에 국한돼 있고 여전히 대부분 지역의 매수세가 정체돼 있어 대세상승으로 가늠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7.34%로 내림폭이 가장 컸다. 이어 ▲강동구(-6.47%) ▲강서구(-4.45%) ▲관악구(-4.36%) ▲강남구(-3.19%) ▲금천구(-2.06%) ▲서초구(-1.87%) 순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송파구는 전반적인 매수세가 크게 줄면서 대부분 재건축 단지들이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36평형의 경우 지난 상반기 동안 무려 2억원 가량 떨어진 14억~14억50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올 상반기 가장 큰 내림폭을 나타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주택법 개정안 통과 이후 사업성 악화로 인해 거래가 뚝 끊긴 상태다. 34평형이 1억4000만원 내린 12억8000만~13억5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경기에서는 과천시가 -10.74%로 가장 낮은 변동률을 기록한 가운데 ▲성남시(-4.83%) ▲부천시(-1.71%) ▲안산시(-0.97%) ▲고양시(-0.36%) 등이 뒤를 이었다.

과천시는 대출규제에 따른 자금 압박으로 대부분 단지들의 매수세가 실종되며 내림세로 돌아섰다. 별양동 주공6단지 27평형의 경우 10억~10억5000만원 선으로 반 년 동안 무려 1억7500만원이나 빠졌다.

또한 성남시도 연이은 재건축 규제 이후 호가가 일제히 빠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신흥동 주공 28평형의 경우 1억1500만원 내린 5억3000만~5억5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하지만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스피드뱅크 김충범 연구원은 "상반기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1.11대책 발표, 공시가격 공개, 주택법 개정안 통과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례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의지가 여전히 강경하고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예정돼 있어 하반기 시장 분위기도 그다지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바닥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대기 매수자들이 저가매물 위주로 거래에 적극 가담하는 등 회복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정민 기자 sky2jm@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