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문답] "불출마 뜻 잘못 비쳐져 출마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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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문답] "불출마 뜻 잘못 비쳐져 출마 결심했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03.25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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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투쟁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25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불출마도 고심했지만 떠도는 얘기가 여론이 불리하니까 모면하기 위해 불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식으로 나와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구산동 자택에서 공천 파동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배경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불출마를 고심했던 것은 이번 선거의 승리를 위해 어떤 길이 필요한가를 고민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막상 떠도는 얘기는 여론에 불리하니 모면하기 위해 불출마 카드를 꺼내들고 대통령과 담판한다는 식으로 나왔고, 이대로 불출마하면 사익을 탐하는 사람으로 끝나겠구나 판단이 서서 출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득 국회부의장과의 동반사퇴를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동반사퇴를 건의하거나 그런 차원보다는 여러 현안에 대해 솔직한 제 의견을 말씀드렸다. 대통령께서도 여러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내 계파 갈등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온 몸을 바쳤던 사람들은 계보가 없고 그냥 이명박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권에 도전하든 않든 이명박 정부하에서 변함없는 이재오"라며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뜻을 숨기지 않았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은평 주민들이 내가 더 이상 국회의원을 안 해도 더 큰 일을 하지 않겠나 생각하기 때문이며, 또 상대(문국현) 후보가 떨어졌든 당선됐든 대선 후보여서 언론에 많이 비쳐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다음은 이재오 의원과의 일문일답]

-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독대에서 어떤 얘기를 나눴나.
"주로 18대 총선 전반에 걸쳐서 지역별 특성과 전체적인 선거 상황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 (본인의) 불출마 얘기도 나왔나.
"고심했다. 제가 불출마를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래 국민들의 비판을 받는 여러 현안에 대해 저 자신이 책임을 외면할 수 없는 그런 입장이기 때문이었다. 그 모든 것을 제가 안고 가려고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불출마를 고심했던 것은 이번 선거의 승리를 위해 어떤 길이 필요한가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떠도는 얘기는 여론에 불리하니까 모면하기 위해 불출마 카드를 꺼내들고 대통령과 담판한다는 식으로 나왔다. 이대로 불출마하면 내 사익을 탐하는 사람으로 끝나겠구나 판단이 서서 출마하기로 했다."

- 이상득 국회부의장과의 동반사퇴도 건의했나.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동반사퇴를 건의하거나 그런 차원보다는 여러 현안에 대해 솔직한 제 의견을 말씀드렸다. 또 대통령께서도 여러 말씀이 있으셨다."

- 대통령의 반응은 어땠나.
"주로 큰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의견이 다르거나 그런 점은 없었다."

- 수도권 공천 후보자들의 이상득 부의장의 불출마 요구에 동감하나.
"저는 처음부터 정치와 정당은 노장청의 조화가 돼야 한다는 원칙을 얘기했다. 그런데 이상득 부의장은 대통령의 친형이기 때문에 그런 여러가지 문제가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55명의 후보자들의 요구는 큰 틀에서 충정으로 받아들인다."

- 이 부의장은 이 의원 계파의 주장이라고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온 몸을 바쳤던 사람들은 계보가 없다. 그냥 이명박계다. 대통령을 만든 사람으로서 내 개인이 더 이상 권력에 대한 욕심은 없다. 아무런 당직도 없고 최고위원도 공심위원도 아닌데 내가 '실세'라는 이유만으로 이재오가 다 조종한다 얘기하지 않나. 사실이 아닌 것이 많다."

- 올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당권에 도전하든 않든 이명박 정부하에서 변함없는 이재오다."

- 일부 여론조사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밀리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하나는 은평 주민들이 내가 더 이상 국회의원을 안 해도 더 큰 일을 하지 않겠나 생각한 점이 있다. 두번째는 상대 후보가 떨어졌든 당선됐든 대선 후보여서 언론에 많이 비쳐졌다. 그러나 저희가 아주 객관적으로 냉엄하게 여론조사 해 보면 제가 결코 지지않는다. 은평은 은평의 특수성이 있다. 여론조사 격차는 저에게 큰 영향이 없다."

-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은데.
"제가 금년 1월에 인수위 대운하 TFT 고문으로 회의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여하면서 '이제 운하를 해야 한다는 얘긴 충분히 했으니 이제부턴 반대한다는 얘길 들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께서도 국민들의 뜻을 따라 하자는 취지의 말씀을 당시에 했다. 대운하는 국민 뜻을 따라 하겠다는 것이다."

- 전체적으로 공천이 어떻게 됐다고 보나.
"저보고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거다. 이명박 경선 캠프의 실질적 책임자였던 나로서는 대통령 만들기에 뛰었던 사람들을 잘 알고 있지 않겠나. 박근혜 대표측에서도 도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했고 강재섭 대표께서도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심위에 넘겼다.

그러면 11명이 모여서 공심위원들이 결정한다. 제가 억울하다고 얘기했던 건 그렇게 명단들이 넘어가면 다 내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가까운 사람들이 줄줄이 떨어지겠나. 나는 공천 진행 중에 단 한 번도 공심위원들에게 전화를 한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이 사람이 이렇다, 저렇다 말 한 적이 없다.

이젠 이기는 일만 남았다. 나라고 당에 불만이 왜 없겠나. 그러나 제가 한 마디 하면 확대해석돼서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가슴에 묻고 있는 것이다. 많은 것을 참고 지내고 있다.

- 권력투쟁이란 말이 나오는데.
"그런게 왜 안 나오겠나. 이명박 밑에 이재오란 이름이 신문에 나온 게 벌써 10년이다. 그러니 모든 것들이 뒤집어쓰고 내가 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사람 중 한 사람인데 대통령의 친형하고 견해가 다르더라도 뭐가 갈등이고 권력투쟁하겠나."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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