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음대가 바람잘 날이 없다. 최근 '제자 폭행' '개인 교습' 등의 의혹에 휘말린 교수가 파면되거나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불륜을 저지른 교수가 해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대는 7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성 스캔들 등 불륜 논란에 휘말린 음대 김아무개(58) 교수를 해임하기로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유명 지휘자이기도 한 김 교수는 국립오페라단원으로 활동하던 소프라노 박아무개씨와 지난 2007년부터 내연 관계를 맺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김 교수와의 불륜이 들통나 2008년 12월 남편과 이혼했고, 아이들 양육권까지 뺏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교수는 박씨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도 휘말렸다. 박씨는 김 교수가 "나도 이혼한 뒤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에 김 교수를 상대로 손배소를 낸 것.
김 교수의 불륜 관계가 외부에 알려지게 된 것도 두 사람 사이의 법적 다툼이 일어나면서부터라고 한다.
서울대는 해임 결정에 앞서 지난해 12월 "교수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며 김 교수를 직위해제한 데 이어 지난 1월 31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교수에게 소명할 기회를 줬다. 그러나 김 교수의 소명이 의혹을 해소할 만한 해명에 이르지 못해 중징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교수 신분을 잃음과 동시에 앞으로 3년 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도 없게 된다.
김 교수는 서울대 징계위원회의 결정문이 도착하면 후속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앞서 지난달 28일 '제자 폭행' 혐의를 받은 음대 성악과 김인혜 교수를 전격 파면했다.
또 서울 한 예술고 학생을 상대로 2년에 걸쳐 개인 교습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성악과 박아무개 교수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대 음대는 새봄을 앞두고 이래저래 잔인한 계절을 보내고 있다.
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