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여기자 성희롱' 표심에 영향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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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여기자 성희롱' 표심에 영향미치나
  • 주영은 기자
  • 승인 2008.04.03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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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역시 성희롱당" 후보사퇴 촉구... 네티즌 "정말 실망했다" 비난 글

▲ 정몽준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사당3동에서 거리유세을 벌이고 있다. (사진=정몽준 후보 사무실)
▲ 총선을 엿새 앞두고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가 3일 유정현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서울 면목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외부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난처해 하고 있다.
4.9 총선을 엿새 앞두고 한나라당 정몽준(동작을) 후보가 유세 현장을 취재하던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선거 막판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2일 오후 6시께 서울 사당3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앞 거리유세를 마친 정 후보에게 이를 취재하던 <문화방송> 김아무개 기자가 이 선거구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뉴타운 개발 거짓말 논란' 관련해 질문을 던졌다.

김 기자는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언덕을 내려오는 정 후보에게 다가가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당동 뉴타운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는 "여기서 그런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김 기자의 볼을 손으로 톡톡치며 만지작거렸다.

모욕감을 느낀 김 기자가 "지금 성희롱한 것"이라고 외치며 즉각 항의했고, 난처해진 정 후보는 황급히 승용차에 탄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사태가 심상치않다고 느낀 정 후보는 이날 밤 부인 김영명씨를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으로 보내 사과하려 했지만 김 기자와 <문화방송> 쪽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정 후보는 3일 자신의 명의로 된 해명성 사과문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붙였다.

그는 "상가를 따라 이동하는데 처음보는 여기자(김 기자)가 큰 소리로 '오세훈 시장... 반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며 "순간 뉴타운 얘기인 것으로 생각하고 '여기서 그런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왼팔로 김 기자의 어깨를 툭 치는 순간 본의 아니게 김 기자의 얼굴에 손이 닿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파문이 더 커지고 있다. 야권은 일제히 정 후보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정 후보가 지금 제 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온 나라가 연일 아동 납치 사건으로 성범죄 사건으로 들썩이고 분노하고 있는데 이 무슨 추태냐"며 "정 후보는 대국민 사죄를 하고 한나라당은 낯 부끄러운 짓을 한 정 후보를 즉각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이정미 대변인도 "넋나간 성희롱 후보, 이것이 정몽준의 실체이고 부패정당, 차떼기 정당, 성희롱 정당 한나라당의 실상"이라며 "정몽준 후보는 즉시 총선후보 사퇴와 대국민 석고대죄를 하고 한나라당은 이런 정 후보를 당적에서 제명하라"고 주장했다.

또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정 후보가 (성희롱) 의도가 없었다고 하고 있으니 우선 사실 관계의 규명을 위해MBC는 관련 동영상을 공개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꼈다는 점"이라며 "정 후보는 여기자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도 논평을 내어 이번 성희롱 논란에 대해 "제 버릇 개 못주는 법"이라고 거칠게 비난하며 정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 현하 부대변인은 "국민들이 절실히 원하는 건 '성희롱'이 아니라 민생정책과 미래비전"이라며 "그러나 한나라당이 선보인 건 이른바 부패공천, 권력투쟁, 관권선거, 금권선거, 네거티브, 흑색선전, 성희롱 등 정치적 부패종합세트"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네티즌들도 정 후보를 향해 "정말 실망했다"며 "부인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진정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성희롱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며 이번 일에 대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에 있다"면서 "김 기자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니 심히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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