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개인 집을 경호하는데 드는 국고지원금이 연간 15억7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돼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추징금은 내지 않고 버티면서 국민 혈세로 호화 경호를 받고 있는 데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는 것.

16일 민주당 김재균 국회의원(광주 북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 비용은 전두환 8억5193만4900원, 노태우 7억1710만5000원으로 밝혀졌다.

두 전직 대통령은 80년 서울의 봄과 광주를 무력진압하고 권력을 찬탈한 신군부 세력으로 재임 당시 군사 독재로 국민의 인권을 탄압했던 장본인이다. 이런 두 사람에게 국민 혈세가 1년에 15억6903만9900원이나 속절없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료는 경찰청 직할 경호대에 소요된 비용만 계산된 것으로 보안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한 대통령실과 특수경호대 소속의 지원금액까지 합하면 그 액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 분통이 터질 만하다.

상세내역을 살펴보면, 평균 93명의 인력이 경호를 위해 항시 대기하고 있고, 경호차량과 전기충격기 등 장비 구입에만 연간 2000만원을 쓰고 있다. 거액의 미납 추징금에 비춰 '과잉경호' '호화경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전·노 두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으로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으나, 1998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 당선자의 요청으로 사면복권됐다.

그러나 거액의 비자금 조성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 1672억3000만원, 노태우 전 대통령 284억8100만원의 추징금이 미납된 상태다. 전 전 대통령의 경우 강제추징시효인 3년을 불과 5개월 앞두고 강연 수입 300만원을 납부하는 식으로 강제추징을 회피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재임시절뿐 아니라 퇴임 뒤에도 국민을 괴롭히고 있는 셈이다.

김재균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금처럼 추징금을 납부하면 16만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출을 거부한 경호비용까지 포함하면 두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비용만 수십억원에 이를 텐데, 자신의 전재산은 통장잔고 20만원 뿐이라던 사람(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이렇게 초호화 경호비용을 국민 혈세로 지원한다면 어느 누가 납득하겠냐"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해마다 반복되는 전·노 두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논란과 특권논란의 쐐기를 박기 위해서라도 권력형 비리로 인해 내려진 추징금에 대해서는 우회 재산을 형성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감시해 추징하도록 하는 '추징금 징수 특별법' 제정 등 법률적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