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10일 총선 뒤 3개월 안에 치르도록 돼 있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인은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히고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평당원으로서 책임과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선 참패에 따른 당 수습 방안과 차기 당권 자리를 놓고 각 계판 간 당내 공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자신이 할 일에 대해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대안야당으로 거듭 태어나도록 그 기초를 닦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헌신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정한 경선관리, 체제정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하는 것보다 더 나은 체제나 다른 분이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면 언제든지 제 책임을 벗을 자세가 되어 있다"며 "저의 관심은 오직 당이 잘되는 것 밖에 없다"고 백의종군할 뜻을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총선 결과와 관련해 "국민의 뜻이 얼마나 소중하고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국민은 건강한 야당으로서 정부와 거대 여당에 대한 견제와 균형 역할을 수행할 만큼의 최소한의 힘은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부산 경남과 같은 영남지역에서 2석을 확보하고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 등에서 선전함으로써 통합민주당이 18대 국회의 유일한 전국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민주당이 독자적인 개헌저지선(100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서울에서 참패한 데 대해서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에 이어 총선까지 잇따라 패배함으로써 당내 권력 개편이 급물살을 타면서 향후 당의 진로를 결정할 전당대회 5월 조기 개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