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동자, 노동시간은 늘고 잠자는 시간은 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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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노동자, 노동시간은 늘고 잠자는 시간은 줄고
  • 최우성 기자
  • 승인 2011.06.30 12:1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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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환경 갈수록 더 나빠져... 평균 식사시간 '15~30분'

▲ 지난 5월 1일 세계 노동절 기념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병원노동자들이 의료 민영화와 송도 영리병원 설립 반대를 주장하며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보건의료노조)
ⓒ 데일리중앙
병원에서 간호사, 치과기공사, 교환 등의 일을 하는 병원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가 올해 산별중앙교섭을 앞두고 보건의료노동자 노동조건 실태 파악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30일 발표한 데 따르면, 병원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늘고, 잠자는 시간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14일까지 실시됐다. 모집단(4만130명) 중 표본 수는 약 1만9363개로 48.2%가 참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0.51%포인트다. 수거된 설문 응답은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산처리, 이를 SPSS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했다.

분석 자료를 보면, 2011년 3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감소(2008년 3월 45.3시간→2011년 3월 43.1시간)하는 추세와 달리 병원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산업의 내외적 환경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통계청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는 일반 임금노동자 전체 직종(관리직, 전문직, 사무직, 판매직, 서비스직 등)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 조사 표본은 현장 노동자(조합원)가 많기 때문에 노동시간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보인다는 것.

또 인력 부족으로 인한 잔업이나 개별 노동시간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병원 사업장의 인수인계 시간 증가, 잦은 병원 행사 및 운영(컨퍼런스, 의료기관평가인증제 준비 등), 잔무 처리 시간 등이 노동시간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병원노동자들은 1일 법정 휴게시간(식사시간) 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병원 종사자의 86.7%가 30분 이내에 식사시간을 활용하고 있었고, 식사시간으로 평균 15분 사용(44.1%)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5~30분 사용(35.7%) ▲30~60분 사용(13.8%) 순이었다.

특히 3교대 간호사의 경우 15분 미만이거나 거의 먹지 못하는 비율이 3분의 2(69.3%, 15분 사용 56.7%, 바빠서 거의 먹지 못함 12.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요양과 조리배식의 경우에도 15분 미만이거나 거의 먹지 못하는 비율이 80%였다. 간호조무사의 경우 60.7%였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 병원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병원노동자의 1주일 평균 노동시간이 46.6시간(1주일 연장 근무 시간: 약 6.6시간)으로 법정 연장근로수당(가산임금 150%)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특히 간호직(1주일 연장근로 8.1시간)과 조리배식(1주일 연장근로 7.2시간)의 경우 연장근무 시간이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법정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비율이 각각 59.6%와 21.2%로 가장 높았다.

조사대상 보건의료 노동자의 여가시간 활용은 ▲잠 자기(26%) ▲밀린 집안 일 하기(23.1%) ▲TV 시청(15%) ▲아이 돌보기(9.6%) ▲취미생활(8.9%) ▲건강(6.8%) ▲문화생활(6.4%) ▲자기개발(3.4%)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기획단장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여가시간을 잠자기와 밀린 집안일 하기 등으로 보내고 취미생활 건강 문화생활 자기계발 등을 할 여유조차 없는 병원노동자들의 실태를 알 수 있다"며 인력충원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2011년 기준으로 보건의료노조 산하 사업장 종사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9.1년이고, 근속년수가 10년 이상인 응답자가 40.8%(2년 미만 19.8%, 2-5년 미만 19.6%, 5-10년 미만 19.8%)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 사업장 조합원의 근속기간은 최근 7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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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2011-07-01 10:30:48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저러면 안전사고 걱정된다.
정부는 재벌과 부자들 생각만 하지말고 병원 근로자들 생각도
좀 하셔.

경수 2011-06-30 19:48:18
자본가는 배 떵떵 두드리고 노동자는 밥 막을 시간도 없이 일하고 이게 무슨 공정한 사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