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18일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증인 채택 문제로 시기를 놓치면서 애초 17일에서 일정이 하루 늦춰졌다.

환노위 한나라당 이범관 간사와 민주당 홍영표 간사는 11일 전체회의에 앞서 회동을 갖고 증인 채택 문제 등 핵심 쟁점을 논의한 끝에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증인으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절충했다.

그러나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신변 안전을 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지도위원이 영도조선소 85호 타워 크레인에서 내려올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이범관 한나라당 간사는 인잘 국회 브리핑을 통해 "오늘 여야 간사가 만나 조남호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은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원만히 합의했다"며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어려운 결단을 해줬다"고 밝혔다.

애초 한나라당은 조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는 만큼 김진숙 지도위원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민주당은 김 지도위원의 증인 채택은 청문회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증인 채택 문제를 둘러싼 환노위 파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여야가 한발씩 물러나 김 지도위원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것으로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범관 한나라당 간사는 '조남호 회장이 청문회에 출석하겠냐'는 질문에 "안 나오면 국민의 비난이 쏟아질 텐데 그걸 어떻게 감당하겠냐, 나올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어 "조남호 회장의 귀국도 실은 우리가 종용해서 들어온 것"이라며 "조 회장은 생각보다 매우 진지하게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간사는 그러나 '누가 조 회장의 귀국을 종용했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그것은 말해줄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홍영표 간사는 보좌진을 통해 여야 간 합의 사항을 확인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국회 출석과 관련해 "참고인은 출석 안 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해 사실상 김 지도위원의 불출석을 기정 사실화했다. 홍 간사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사전에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동에서 홍영표 간사는 이범관 간사에게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면 다시 올라갈 때까지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 간사는 대답을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백브리핑에서도 이 간사는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신변 보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느냐, 그렇지만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간사는 또 '정리해고 철회'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미 정리해고가 된 것을 원상회복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원상회복)에 준하는, (해고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청문회 증인에는 조 회장 외에 한진중공업 이재용 사장,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채길용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 김인수 한진중공업 해고자대책위 부위원장, 서정락 한진중공업 경비용역업체 사장 등 5명이 채택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