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시장직 걸겠다"... 마지막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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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시장직 걸겠다"... 마지막 승부수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1.08.21 12: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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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렬하게 사퇴 결심... "복지포퓰리즘과의 전쟁, 피할 수 없는 선택" 지지 호소

▲ 오세훈 서울시장이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사흘 앞두고 21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혔다. (사진=서울시)
ⓒ 데일리중앙
오세훈 서울시장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오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최대 승부처인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시장은 운명을 건 주민투표를 사흘 앞두고 21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8월 24일 치러질 주민투표 결과에 제 '시장직'을 걸어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개표 여부를 판가름하는 투표율 33.3% 미만일 경우 장렬하게 시장직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2012년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 이후 9일 만의 후속 대응인 셈이다. 주민투표에 자신의 거취를 연계함으로써 투표율을 올리는 한편 주민투표 반대 운동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다목적 카드로 풀이된다.

그는 "오늘의 제 결정이 이 나라에 '지속가능한 복지'와 '참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데 한 알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저 오세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제 몸과 마음은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며 결심에 따른 고충이 컸음을 내비쳤다.

그는 '무상복지'를 둘러싼 야권과의 갈등을 '복지포퓰리즘과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정치적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은 소득 하위 50%까지 우선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는 아이들에게 차별없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드시 33.3% 투표율을 넘겨 시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십시오."
오 시장은 "봇물 터지듯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는 '무조건적 퍼주기식 복지'는 지금껏 애써 지켜온 서울시의 복지 원칙과 체계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허물어뜨리는, 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라는 점에 제 고뇌가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양극화로 인해 복지의 필요성이 커진 게 사실이고, 복지를 늘려가는 게 마땅하다"며 "그러나 복지는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돕는 복지, 꼭 필요한 데 꼭 필요한 만큼 드리는 맞춤형 복지로 나아가야 다음세대에게 부담과 빚을 떠넘기지 않는 '지속가능한 착한 복지'를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드시 33.3% 투표율을 넘겨 시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십시오."

오 시장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충심을 믿어달라며 유권자들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특히 기자회견 막바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진정성을 믿고 투표장으로 나가달라고 호소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사흘 앞두고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민들에게 주민투표를 독려한 뒤 무릎을 꿇고 진정성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 데일리중앙
그는 "아무리 험난해도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대한민국 복지방향을 정립하지 않으면 우리 서울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이대로 주저앉아 버릴 수도 있다"며 "시민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복지원칙을 바로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 중간중간 감정이 복받치는 듯 눈시울을 붉혔으며, 때론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기도 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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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투맨 2011-08-22 09:15:34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면 서울시민들이 왜 투표장에 안나가겠는가? 옳은 일이라면 가만히 있어도 나가지. 이번 선거는 그런 점에서 이미 승패가 갈렸다고 볼 수 있다.

박송화 2011-08-21 13:57:39
이번 선거가 오세훈 시장의 정치생명을 결정하는 선거가 될 것 같다. 왜 저런 무모한 도박을 하는지 알수가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