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통령이 일본에 왜 갔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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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통령이 일본에 왜 갔는지 모르겠다"
  • 주영은 기자
  • 승인 2008.04.2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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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권은 21일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일본 총리 간의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도대체 왜 일본에 갔는지 모르겠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보면 과거에 해 왔던 일을 주로 열거했고, 추상적인 약속을 몇가지 한 것 외에는 주목할만한 것이 없다"며 "FTA 협상 6월 재개도 굳이 정상이 만나지 않아도 될 사안이다. 정상회담을 한 목적과 방문의 취지가 무엇인지 우선 정부의 설명을 들어야 겠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일본 정치인들이 가끔 한일 관계, 과거사 문제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지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치인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공인이고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상대국 정치인 말에 반응하지 않는 나라는 주권이 없는 나라"라고 비난했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과거사 덮어버린 한일 정상회담'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후쿠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성숙한 동반자 관계'의 신시대를 개척해 나가기로 했다는데, 결론은 한마디로 '과거는 묻지 말아주세요'였다"며 혹평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한 언론이 우리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92%가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 대통령은 이런 국민 여론은 철저히 무시한 채 '경제협력'이란 명분을 앞세워 일본에게 과거사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한일역사 공동연구'의 진행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한다는 정도로 구체적 지원내용도 없이 어벌쩡 넘어가는 태도가 바로 '실용'으로 위장된 원칙 부재의 외교"라고 지적한 뒤 "한일 정상회담은 원칙과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공동발표문에 나타난 전반적인 기류는 일상적인 정상회담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로 가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은 자주적인 외교자세를 등한시한 인상을 주고 있어 향후 일본 측의 오해와 오판을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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