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어 구사못하는 외교관 파견 '벙어리 공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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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어 구사못하는 외교관 파견 '벙어리 공관' 30%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1.09.1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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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도 못해 세금만 축내... 박선영 의원, 미국 중심 해바라기 외교 청산해야

▲ 박선영 자유선진당 국회의원.
ⓒ 데일리중앙
해외 공관에 파견된 외교관 중에 현지어를 못하는 '벙어리 외교관'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국민 세금만 축내고 있는 셈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18일 "현지어를 못 하는 외교관들이 파견된 해외 공관이 전체 공관의 30%에 이르며, 일정 수준의 영어도 구사하지 못 하는 외교관도 해외 공관에 파견돼 '벙어리 외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관들의 해외 연수도 미국에만 집중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 의원이 이날 감사원과 외교통상부에게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2010년 현재 현지어를 구사하는 외교관이 단 한 명도 없는 공관이 전체의 16.7%에 해당하는 26군데나 된다. 단 한 명만 현지어를 구사하는 공관은 전체의 12.8%인 20곳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전체 해외공관의 약 30%가 벙어리 외교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의원이 밝힌 2010년 기준 '벙어리 공관'은 ▷리비아 ▷불가리아 ▷엘살바도르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등 주로 자원외교를 해야 하거나 분쟁 지속 지역인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다.

이들 지역은 현지어를 구사할 수 없으면 자원외교도 능동적·효율적으로 할 수 없지만, 만일의 경우 위기상황이 닥쳐도 즉각적인 대민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

박선영 의원은 "현실이 이런데도 지난 2008년부터 실시중인 외교관의 해외연수도 70% 이상이 미국에만 집중돼 있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벙어리 외교'는 지속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외교관의 다양성과 전문성 부족 현상으로 인한 미국 의존 외교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러한 현상은 아직도 우리 외교가 미국 중심의 올인 외교, 해바라기 외교, 국내 정치용 외교, 이벤트성 외교, 형식적 외교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증거"라면서 "한국 외교의 다각화와 다양화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중동과 아프리카 전문 외교관을 집중 육성해야 하며, 다자외교에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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