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광고 논란... 정부, 대대적인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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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광고 논란... 정부, 대대적인 여론전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1.10.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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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등장시켜.... 노무현재단·민주당 "대통령 모욕" 강력 반발

▲ 한미FTA 비준안 강행 처리를 예고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27일 밤부터 한미FTA 광고를 내보내면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문제는 이 광고에 노무현 대통령을 등장시켜 노 대통령이 마치 현재의 FTA를 지지하는 것처럼 묘사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료=TV광과 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에 대해 야5당이 강경 저지 방침을 정해 국회에서 또 한 차례 대규모 충돌이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까지 등장시킨 한미FTA 광고를 공중파 방송을 통해  내보내며 전 국민을 상대로 대대적인 여론전을 시작했다.

27일 밤 전파를 탄 한미FTA 비준 광고는 이 광고는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국민여러분 오로지 경제적 실익을 중심에 놓고 협상을 진행했습니다"라는 노 대통령의 목소리가 현장음으로 들렸다.

이명박 정부는 이 광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시작한 한미FTA를 이명박 대통령이 마무리하겠다"는 내
용을 담았다. 광고에는 노 대통령의 사진과 음성이 몇 차례 등장한다. 당시 언론 보도에 나온 발언도 다수 인용되면서 마치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의 FTA를 찬성하는 것처럼 활용됐다.

이에 민주당과 노무현재단 쪽은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해당 광고 중단을 요구하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노무현재단 쪽은 28일 성명을 내어 "정말 비겁하고, 야비하다. 어제 TV에서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 광고를 보고 경악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기가 막힐 일이다. 이 광고만 보면 거의 절반 분량에 노무현 대통령을 등장시켜 지금 퍼주기 재협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FTA를 흡사 노 대통령이 지지하는 것처럼 만들었다"며 "퍼주기 한미FTA 허위광고로 노무현 대통령을 또 모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지금 국회 비준을 받으려고 하는 한미FTA는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한미FTA의 '짝퉁'이고, 불량부품을 여기저기 끼워넣은 '불량상품'"이라며 "MB정부는 야비한 '짝퉁' 한미FTA 광고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도 강력 반발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표적사정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들이, 지금에 와서 돌아가신 분까지 내세워 홍보하고 있으니 그 염치없는 행태가 참으로 가증스러울 뿐"이라며 "재재협상을 통해 이익균형을 깨뜨린 FTA는 'MB FTA'이지 '노무현 FTA'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은 '아무리 한미FTA가 필요하고 중요해도 국민없는 한미FTA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이익보다 '한미 우호 증진'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얼토당토않은 광고로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욕되게 하지 말고, 즉각 해당 광고홍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 등 야5당 대표들은 이날 아침 국회에서 긴급 회담을 열어 정부여당이 한미FTA를 강행 처리할 경우 결사항전의 자세로 총력 지저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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