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비준해주면 재협상할께"... 야당 "대국민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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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비준해주면 재협상할께"... 야당 "대국민 꼼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1.11.15 18:1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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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한미FTA 국회 비준 협조 요청... 민주당 "비준 전 재협상" 거듭 압박

▲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와 만나 한미FTA 국회 비준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단)
ⓒ 데일리중앙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주면 책임지고 미국 정부와 재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 의장 접견실에서 박희태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나 "국회가 한미FTA를 비준 동의하면서 정부에 양국 정부가 ISD를 재협상하도록 권유하면, 발효 후 3개월 내에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정치권에 제안했다.

대통령은 '재협상을 제안해도 미국 정부가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책임지고 미국과 재협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흔한 말로 "나를 믿어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민주노동당은 "말도 안되는 대국민 꼼수"라며 즉각 재협상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한미FTA 입장은 ▷국회 비준 전 재협상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는 안된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민심에 맡기자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독소조항인 ISD 폐기는 최소의 요구 조건이라는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한미FTA에서 최소한 ISD 조항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하고 전달했다고 동석한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15일 오후 국회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미FTA 국회 비준을 둘러싸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사진단)
ⓒ 데일리중앙
손 대표는 다만 "민주당은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이 있었으니 이 제안을 당내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1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동영 최고위원 등 다수파의 논리가 워낙 강경해 당론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명박 대통령은 제안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세계가 지금 지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그런 험난한 길을 헤쳐갈려면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하고 정치가 힘을 모으고 정부가 힘을 합해야 한다"며 정치권의 협조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FTA 길을 닦는 심정으로 하고 있다. 여야 간에 많은 얘기가 있었는데 무엇이 문제가 있는지, 문제가 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그 의지를 양당 대표에게 보여주러 왔다"며 "정말 초당적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애국심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FTA가 잘 처리됐으면 좋겠다. 고맙다"고 짧게 말했다. 대통령 뜻에 따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당의 입장을 대통령에게 분명하게 전달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의 입장은 변함이 없고 분명하다. 양국 간의 이익의 균형이 깨진 FTA는 안 된다. 균형을 다시 맞춰야 한다. 그것이 10+2다. 지난달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께 드린 말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우리는 10+2 가운데 ISD 폐기를 최소조건으로 내걸었다. 이것은 경제주권에 관한 문제이고 공공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은 4년 반을 끌면서 재협상을 만들어냈다. 우리도 시간을 갖고 미국과 재협상을 해서 핵심적인 독소조항을 제거해야 한다"고 대통령을 압박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와 만나 한미FTA 국회 비준 협조를 요청한 뒤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국회사진단)
ⓒ 데일리중앙
대통령의 국회 방문 직후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과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전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재협상 요구와 관련해 "한미FTA 22조3항, 4항에 따르면, 협정 내용에 문제가 있을 경우 양국 정부는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고, 상대 정부는 응하도록 돼 있다"며 "따라서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대통령의 비준 후 3개월 내 재협상 제안에 대해 "민주당의 입장과는 전혀 다르다"며 "비준 전 재협상을 통해 ISD를 빼라는 기존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한미FTA 국회 비준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대통령의 실체가 없는 '재협상' 약속에도 불구하고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6일 예정된 두 당의 의원총회가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노동당은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부도어음' '대국민 꼼수'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맹렬히 성토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미 비준되고 발효된 협정을 우리가 요구한다고 해서 미국이 순순히 재협상에 응할 것이라 생각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이 응하도록 하겠다고 하는 것은 부도날 어음을 국회와 국민들에 던져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ISD 뿐만 아니라 숱한 독소조항을 그대로 두고 선처리 후협상이라는 말도 안되는 대국민 꼼수는 그만 접고 즉각 재협상에 나서라"고 강력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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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필우 2011-11-17 09:13:21
여의도 정치를 비웃으며 국회는 안간다더니 어지간히 급했나보다. 오죽하면 야당이 올 필요없다는데도 달려갔을까? 이 대통령은 도대체 뭣때문에 저렇개까지 fta에
목을 매는걸까? 의문이다.

양들의침묵 2011-11-16 09:01:47
저런 말은 민주당내 소위 협상파를 독려해 야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다. 안그럼 말도 안되는 저런 발언을 할수가 있겠나? 아무리 봐도 수상해. 홍준표는 무조건 대통령뜻에 따르겠다니 참 믿을수 없는 인사군.

카다피 2011-11-15 19:59:51
이걸 어떻게 설명할거여? fta 찬성이 더 높다니까

파란낙엽 2011-11-15 19:23:37
국회까지 다 왕림하시어 참말로 갖가지 다 하시는구랴.
한국이 fta 발효된 다음 재협상 요구하면 미국이
얼씨구나 하고 받아줄까요? 이걸 믿으라는 겁니까?
국민을 어린애 취급하시는구랴. 대통령께서 좀 깨어나셔야 하겠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