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내가 손학규 부하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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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내가 손학규 부하도 아니고..."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1.11.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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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얘기하며 손학규 비판... "깡패잡는 검사를 오래해 말이 좀 거칠다"

"당신은 국가지도자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탈당을 해서 나가더라도 그것은 정치적 선택이다. 국민들이 그렇게 본다. 그러나 내가 탈당해 나가면 정치적 배신자가 된다. 내가 평생을 살아도 배신자라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산 적이 없다. 내가 당신의 부하도 아니고, 나는 탈당해서 못 나간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과거의 정치 이력을 얘기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과 개인
적 친분에 얽힌 사연을 공개했다.

홍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의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국가전략 초청 강연에서 손학규 대표에 대한 애증의 관계를 털어놨다.

그는 이날 '선진강국으로 가는 길' 제목의 강연에서 "박세일 이사장과 저, 이명박 대통령, 손학규 지사, 김우석씨가 워싱턴에 한동안 같이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생각이 다 같았다"며 "유일하게 손학규 대표만 이제 딴 길로 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국회에서나 행사장에서 볼 때에는 늘 안타깝게 생각한다. 저분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분인데 이상한 방향으로 갔다"고 했다.

이어 손학규 대표가 2007년 1월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나간 탈당 사태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홍 대표는 "손 대표가 2007년 1월에 탈당을 하려고 할 때 인사동에서 만나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7시간 동안 탈당을 만류했다. '지금은 손학규 시대가 아니다. 내가 보건대, 이명박, 박근혜 둘 중 하나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시대이다, 다음을 보자'고 얘기하며 탈당을 만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손학규 대표가 홍 대표에게 '같이 탈당하자, 같이 나가자'고 설득했다는 것.

"당신은 국가지도자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탈당을 해서 나가더라도 그것은 정치적 선택이다. 국민들이 그렇게 본다. 그러나 내가 탈당해 나가면 정치적 배신자가 된다. 내가 평생을 살아도 배신자라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산 적이 없다. 내가 당신의 부하도 아니고, 나는 탈당해서 못 나간다."

손 대표의 탈당 설득에 홍 대표는 이렇게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두 사람에 얽힌 과거사를 소개했다.

홍 대표는 또한 자신의 거친 말투가 스캔들이 되고 잇는 데 대해 "깡패 잡는 검사를 오래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강력 검사를 오래하다 보니 말이 좀 거칠다는 것이다.

그는 "당 대표가 되고 난 뒤에 정말 농담 한마디라도 거칠게 해서는 안 되는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말했다. 이어 "원래 당 대표가 되면 기자들 만나는 것을 극히 자제하는데, 저는 당 대표가 되고 난 뒤에도 말진 기자까지 만나줬다"고 자랑했다.

홍 대표가 말한 '말진 기자'란 인터넷 매체와 풀뿌리 지역언론을 두고 한 말인 듯하다. 여당 대표는 통상 중앙언론만 상대하는데 자신은 인터넷 언론과 지역언론까지 배려하며 상대해줬더니 오히려 사고만 나더라는 넋두리인 셈이다.

그는 "그렇게 스스럼없이 하던 농담이 그것이 전부 스캔들이 되고, 흠집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고, 최근에는 농담도 좀 자제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연말 국회와 관련해 "이번에 한미FTA가 끝이 나면 민주당도 예산국회를 내년 총선 때문에 오래 끌고 가지 못할 것이다. 예산국회가 끝나고 나면 당을 혁신하고 개혁하고 쇄신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당을 총선 체제로 전환한 뒤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이후 한나라당 지도부가 한미FTA 비준안 강행 처리를 위해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등 국회에는 여야의 집단 난투극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 긴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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