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적보다 더 미운' 내편 이와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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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적보다 더 미운' 내편 이와 박"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7.07.07 19: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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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애 애당심 투지 어디갔나"... 이러다가 또 '진다' 한탄

"'이러다가 또 진다.' 어느 날 내 입에서 신음과 함께 새어 나온 말이다. 다시는 안 볼 부부처럼 거울 깨고 맥주병 던지며 '장미의 전쟁'처럼 치사하고 치졸하고 치열하게 싸운다. 누군가 한 명은 죽어야 할 '서바이벌 게임' 같다. '애당심'과 '애국심' 그리고 '국민'이 실종됐다."

입담이 세기로 유명한 독설가 전여옥(사진) 한나라당 의원이 이번에는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러다가 또 진다.' 어느 날 내 입에서 신음과 함께 새어 나온 말이다. 다시는 안 볼 부부처럼 거울 깨고 맥주병 던지며 '장미의 전쟁'처럼 치사하고 치졸하고 치열하게 싸운다. 누군가 한 명은 죽어야 할 '서바이벌 게임' 같다. '애당심'과 '애국심' 그리고 '국민'이 실종됐다."
전 의원은 7일치 <조선일보> 인터넷판 'Why' 코너에 한나라당 앞날을 걱정하는 '적보다 더 미운 내편 이와 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싣고 이렇게 적었다.

그는 "지금 이 나라는 온통 다음 대통령선거로 죽 끓듯 한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만 60명이나 된다고 한다. 정치는 분명 사양산업인데 대한민국만은 예외인 듯싶다"며 "문제는 한나라당이다. 지금 이명박과 박근혜-두 후보가 있다. 처음에는 이들이 '왜 대통령이 되고 싶어할까' 알 수가 없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먼저 이 전 시장에 대해 "매우 유능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고 추켜세운 뒤 왜 정치판에 뛰어 들었느냐고 화살을 겨눴다.

전 의원은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인이 왜 여전히 시대정신을 찾아 헤매는 후진적인 정치판에 뛰어들었을까? 이상했다. '선진'했던 이가 '후진'을 하는 것은 진화가 아니라 퇴행을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아버지가 대통령을 하는 것을 지켜봤는데 '왜'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대통령은) 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고독하고 고민스러운 자리인데 그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난 죽어도 못해'하고 달아나야 정상이다. 게다가 박 전 대표의 부모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권력의 시작과 끝을 지켜보았고 대통령이 어떤 자리인가를 잘 보았다면 정치 근처에도 오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어 "한 사람은 이 나라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한 사람은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하는 생각에 대권에 도전했다"며 "그러나 단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치열한 '권력의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치열함은 남녀 차이도 없고 나이 차이도 없다. 정권교체의 동지애도 없을 뿐더러 '적보다 더 미운 내 편'이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의 걱정과 비판은 여기에(이명박-박근혜 두 사람한테만) 그치지 않았다. 비판의 칼날은 한나라당 의원 전체로 향했다.

전 의원은 "이들의 권력의지를 부추기며 수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세가 홍해 바다를 가르듯 두 편으로 쫙 갈라져 있다"면서 "문제는 바다를 건너 애굽을 탈출해 가나안 땅으로 가야 하는데, 서로 '우리만 자격이 있다'며 싸우고 있는 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한나라당 사람들은 왜 '저들' 앞에서는 작아지기만 할까. 수치심을 모르는 무지와 게으름이 빚는 가난과 사이비 민주화의 완장 앞에서조차 그들은 작아지고 약해지고 무너졌다"며 "당당히 맞설 만큼 그들은 땀과 눈물이 부족했단 말인가. 그렇게 자신이 없었나 보다"고 자성했다. 
"이러다가 바닷물은 다시 합쳐지고 두 사람 다 물에 빠져 죽는다. 검증공방은 '물귀신작전'이 될 수 있다. 나아가 한나라당의 '비명횡사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 전략은 없이 '정략'만 가지고 참 잘도 싸운다... 그리고 '우리끼리' '같은 당끼리' 어쩌면 이리도 처절하게 쥐어뜯고 싸우고 중상을 입히고 있는가.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콤플렉스' 일맥상통한다. 기자실에 대못질하는 것으로 대통령 업무를 마무리하겠다는 대통령의 속내는 간단하다.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다름아닌 '조중동의 사랑과 칭송'이었다. 게츠비가 원했던 것은 파티에 모인 추종자들의 환호가 아니라 옆집에 사는 옛 애인 데이지의 사랑이었다."

그는 "한나라당 사람들은 왜 '저들' 앞에서는 작아지기만 할까. 수치심을 모르는 무지와 게으름이 빚는 가난과 사이비 민주화의 완장 앞에서조차 그들은 작아지고 약해지고 무너졌다"며 "당당히 맞설 만큼 그들은 땀과 눈물이 부족했단 말인가. 그렇게 자신이 없었나 보다"고 자성했다.  

끝으로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내리 두 번을 질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며."지금 한나라당에 필요한 것은 진정한 동지애와 치밀한 전략이다. 그리고 정권교체를 무슨 한이 있어도 이루겠다는 투지"라고 조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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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2007-07-09 15:36:17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