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이랜드 15개 매장 타격... 경찰과 12시간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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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이랜드 15개 매장 타격... 경찰과 12시간 대치
  • 석희열 기자·김광충 기자
  • 승인 2007.07.08 11: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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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석희열 기자(뉴코아 강남점)·김광충 기자(평촌 뉴코아아울렛)

[6신 : 8일 오후 11시10분]

민주노총 정리집회 후 자진 해산... 경찰과 큰 충돌 없어

▲ 서울 뉴코아 강남점에 대한 공권력 투입설이 나돌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으나 민주노총이 오는 10~15일 사이 2차 타격투쟁을 결의한 뒤 밤 10시30분 자신 해산하면서 경찰만 매장 주변을 밤 늦게까지 수비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터질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삽시간에 수그러들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경찰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민주노총은 400~500여 명이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홈에버 월드컵몰점을 엄호 사수하는데 힘을 집중하기로 하고 뉴코아 강남점에서의 일정은 밤 10시 30분 정리집회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뉴코아 강남점 지하 매장에는 뉴코아노조 조합원 등 200여 명이 밤샘 파업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몰점에도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노동자 400여 명과 문성현 대표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파업농성 현장을 지키고 있다.

한편 이랜드 노사는 10일 오후 교섭을 속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로의 견해차가 워낙 큰데다 양쪽 모두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해법을 둘러싼 노사 간의 극한 대립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신 : 8일 오후 9시40분]

공권력 투입되나... 민주노총 1000여명 뉴코아 강남점 집결

▲ 민주노총의 이랜드 매장 집중 타격투쟁이 벌어진 8일 경찰이 서울 뉴코아 강남점 매장 입구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20개 중대 병력을 이 일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저녁 8시를 넘기면서 공권력 투입설이 나오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농성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강제 해산하기 위해 서울 뉴코아 강남점에 공권력 투입설이 나오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반포역 등 이 일대에 현재 경찰버스 30여 대가 대기하고 있다. 경찰 5개 중대 500여 명은 외부세력의 매장안 진입을 막기 위해 방패 등으로 저지선을 만들어 뉴코아아울렛 매장을 압박수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노동자와 대학생 등 1000여 명이 뉴코아 강남점 앞에 모여 비정규직 대량 해고 이랜드그룹 규탄집회를 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의 압박수비를 뚫고 농성장 안으로 진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이럴 경우 경찰과 큰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풍전야와 같은 격한 긴잠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1000여 명의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가' '파업가' 등을 부르며 경찰에 맞서 위력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구덩이 같은 열기가 둘 사이의 대치전선에 흐르고 있다.

[4신 : 8일 오후 6시30분]

민주노총 이랜드 유통매장 15개 타격... 모든 매장 영업 중단 
사 '선 농성해재 후 교섭' vs 노 '선 성실교섭 후 농성해제' 평행선 

▲ 8일 오후 민주노총 일부 노동자들이 점거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뉴코아 강남점 매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경찰이 입구에서 막으면서 양쪽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대량해고 및 외주 용역화에 항의하여 우리나라 최대의 유통그룹 이랜드를 8일 집중 타격했다. 이랜드 계열 홈에버 및 뉴코아 매장 15곳을 이날 오전부터 점거하는 등의 실력행사에 들어가 매출을 완전히 틀어막은 것.

뉴코아 서울 강남점을 비롯한 분당 야탑점, 일산점, 평촌점 그리고 홈에버 월드컵몰점, 시흥점, 중계점, 면목점 등 이랜드 계열 유통매장 15개 점포가 이날 민주노총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이들 점포의 모든 영업이 중단됐으며, 수십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뉴코아 강남점의 김미영(ㅇ구두 운영)씨는 "일요일이라 평소같으면 하루 13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을 것"이라며 "그러나 오늘 민주노총의 집중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10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랜드그룹이 노동자들의 요구인 비정규직 해고 중단과 용역 전환을 즉각 철회하지 않으면 이후에도 대대적인 타격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열린 투쟁선포식에서 "그동안 수없이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에게 책임 있는 자세로 나와서 민주노총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보자고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박 회장은 실력도, 권한도, 내용도 없는 '핫바지' 몇 명을 노조와의 교섭에 내보내 문제 해결은커녕 임금까지 동결하자는 황당한 소리만 하고 있다"며 "이랜드가 계속 이런 태도를 보인다면 오늘 이후에도 전국 매장 타격 투쟁을 계속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 회사의 비정규직 대량 해고에 반발하여 이랜드일반노조가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몰점을 점거하여 8일 현재 아흐레째 파업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해고자 원직복직과 외주용역화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민주노총
경기도 안양 평촌 뉴코아아울렛에서도 이날 오전부터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기자회견과 선전전을 진행하며 불매운동을 펼쳤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된 뉴코아 노사 협상은 속개와 정회를 거듭하는 진통끝에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3시간 만에 결렬됐다. 노조는 무기한 전면파업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사용자 쪽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대로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했다.

특히 이랜드 쪽은 이날 점거농성을 주도한 민주노총과 노조 지도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고발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내놓았다. 노조 역시 이랜드가 성실교섭에 나서지 않으면 현재의 파업농성에 대해 어떠한 추가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불을 놓고 있어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한편 오후 6시30분 현재 서울 뉴코아 강남점에서는 2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지하 매장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매장 진입에 실패한 노동자와 대학생 300여 명은 매장 바깥 여기저기 흩어져 "용역전환 철회"를 외치며 산개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저녁 8시께 경찰 병력이 매장 안으로 투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긴장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매장 안에는 대부분 여성 노동자들이 남아 있어 경찰 병력이 들어가 이들을 강제로 끌어낼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이날 저녁 브리핑을 통해 오전 10시부터 전국 이랜드 계열 홈에버·뉴코아 20개 매장에 4600여 명의 노동자 학생이 이랜드 타격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 이날 타격투쟁으로 16개 매장이 영업중단됐으며, 오후 6시 현재 13개 매장에서 아직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랜드 쪽은 11개 매장이 이날 영업중단에 들어갔다고 밝혀 민주노총의 파악과 차이를 보였다.

▲ 경찰의 원천봉쇄와 민주노총의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긴 8일 오후 서울 강남 뉴코아 매장 안이 한산하다 못해 정적감마저 감돌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 그토록 절박한 요구가 무엇인가.

 [3신 : 8일 오후 6시]

뉴코아 노사교섭 끝내 결렬... 노조 서울 강남점으로 집결

이 두 주먹으로 자본을 깰 수만 있다면...
지난달 22일부터 총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이 8일 오후 서울 뉴코아 강남점 지하 매장에서 비정규직 계약해지 중단과 용역 전환 반대를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뉴코아아울렛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오후 2시30분께 시작된 노사 회의는 3시간 가까운 마라톤 협상에도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오후 5시를 넘겨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조 쪽은 이날 저녁 9시께 서울 강남점으로 진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날 점거농성에 참석한 인원은 약 300~400명 가량돼 보였으며, 건설노조,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이주노동자노조원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군데군데 모여 비정규직보호법 철폐와 사측의 용역화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뉴코아 내에서 혹은 땡볕에 앉아 투쟁했다.

안산점 홈에버에서 일하고 있다는 조아무개(45)씨는 "7년 동안 일한 노동자들이 무참히 해고되는 것을 보고, 달려 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다져진 투쟁의지를 보여줬다.

주변에는 경찰 5개 중대가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점거농성은 오전 9시부터 시작돼 곧바로 정문이 폐쇄됐다. 이어 오후 2시 14분께에는 나머지 주출입구인 남문이 밧줄로 폐쇄돼 긴장감을 더했으나 이 과정에서 경찰이나 사측과의 충돌은 없었다.

이 때문에 휴일을 맞아 뉴코아를 찾은 시민들은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노조원들은 사측이 비정규직 직원들을 다 잘라는데 어떻게 파업을 안 하냐며, 불평하는 시민들을 향해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며 달래기도 했다.

한편 노조측 교섭단은 박양수 뉴코아노조위원장, 김호진 부위원장, 조재언 조직부장, 최호섭 사무국장, 한동엽 지부장 등 총 5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정호 뉴코아노동조합 평촌2지부장은 "사측은 용역화, 전환배치 등 당초 입장을 조금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서로의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결렬됐다"며 결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다음 교섭날자를 잡지도 못한 채 결렬됐다"며 "저녁 9시께 서울 강남점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해 이랜드사태의 험란한 여정을 예고했다.

이날 뉴코아측 관계자는 하루 종일 나타나지 않았다. 심지어 관계자 전화번호조차 얻을 수 없었다. 직원처럼 보이는 한 사람은 점거 농성사태에 대해 물으려 하자 손을 내저으며 잰걸음으로 도망치듯 사라졌다.

[2신 : 8일 오후 1시15분]

이랜드 쪽 "대화에 나서라. 불법행위 반드시 책임물을 것"

이랜드일반노조의 점거농성과 민주노총의 전면 타격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 쪽은 "지금이라도 대화에 나서라"고 노조에 요구했다.

김용범 이랜드그룹 홍보실 팀장은 이날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노조가 완전한 정규직화 등 무리한 요구를 되풀이하면서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회사는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자면 노조에서 먼저 농성을 풀고 평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또 "민주노총과 이랜드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반드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노조를 압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해 사람이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현재 11개 매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노총의 전면 영업방해 행위에 대해 공권력을 요청하거나 물리력을 투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뉴코아 강남점과 평촌 뉴코아아울렛에서는 민주노총과 이랜드노조 조합원들이 소비자(손님)들의 매장 출입을 방해하고 있다. 뉴코아 노사는 오후 2시부터 재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1신 : 8일 오전 11시40분]

이랜드 전국 11개 매장 경찰 원천봉쇄... 영업 중단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 파업 조합원들이 드립니다.

민주노총의 이랜드 매장 타격투쟁을 막으려는 경찰이 서울 경기지역에 위치한 홈에버와 뉴코아 등 이랜드그룹 주요 유통매장을 원천봉쇄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유통매장이 영업차질을 빚고 있다.

8일 오전 현재 이랜드 노동자들의 점거농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홈에버 월드컵몰점을 비롯해 시흥점, 중계점, 면목점 등 4개 점포의 영업이 전면 내지 일부 중단됐다. 또 민주노총의 집중타격투쟁 대상인 뉴코아 강남점과 야탑점, 평촌 뉴코아아울렛, 평촌NC백화점 등 7개 점포도 경찰의 포위로 영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뉴코아 강남점을 비롯한 일부 매장에서는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경찰이 강경 대치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오후 들어 지방에 있는 이랜드노조 조합원들과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대거 서울로 올라올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코아 강남점의 경우 경찰 8개 중대 병력이 이날 아침 일찍부터 주변을 빼곡히 포위해 이 일대를 오가는 시민들이 놀라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노동자 700여 명이 경찰과 대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평촌 뉴코아아울렛에서는 11시 30분 현재 오후 2시로 예정된 노사 교섭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5개 중대가 매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며, 매장에서는 일부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100여 명의 노동자들은 매장 앞에서 소비자들의 진입을 막으며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다.

애초 민주노총은 홈에버, 뉴코아 등 전국 이랜드 계열 유통매장 21개 점포에서 '0원 매출 타격투쟁'을 위한 집회와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15개 매장에서 민주노총 타격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경찰이 이랜드 자본의 요청으로 민주노총 집회를 막기 위해 원천봉쇄에 나선 것 같다"며 "민주노총은 예정대로 오늘 밤 10시까지 전국 21개 이랜드 매장에서 타격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랜드일반노조는 지난달 30일부터 ▲해고자 원직복직 ▲비정규직 노동자 계약해지 중단 ▲강제 용역 및 파견 반대 ▲2년 이상 노동자 정규직화 ▲정규직 인사이동 중단 ▲비인간적인 모니터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홈에버 월드컵몰점을 점거해 9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앞서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노동자들은 8일 오전 8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여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특히 이랜드 계열사인 홈에버와 뉴코아, 킴스클럽 유통매장에 대한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간절히 절규했다.

다음은 노동자들의 대국민 호소문 전문이다.

'이랜드그룹 점포 매출 0 투쟁'에 나서며 국민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힘겹게 파업투쟁하고 있는 이랜드노동자들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호소드립니다.

우선 4월에 속절없이 해고된 500여명이 넘는 이랜드그룹 근무 용역노동자분들과 지금도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에 해고되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계약직 노동자분들께 함께 투쟁해서 막아내지 못한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마침내 오늘 7월 8일(일) 민주노총이 선언했던 '이랜드그룹 점포 매출 0 투쟁'이 시작됩니다.

이 투쟁은 130억 십일조를 교회 헌금하면서도 월급 80여만원밖에 못 받는 800여명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가차없이 자르는 ‘골리앗’ 거대 유통자본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에 대한 ‘다윗’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이 투쟁은 앉은 자리에서 주식배당금으로만 82억을 벌고도 노동자들의 임금은 사정없이 동결하는 자린고비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에 대한 피울음 섞인 항의입니다.

이 투쟁은 어제까지 걱정없이 웃으며 함께 일하다가 그 빌어먹을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에 영문도 모른 채 눈물 떨구며 떠나간 동료들을 다시 찾아오는 투쟁입니다.

이 투쟁은 OECD 국가들 중 자살 증가율 1위, 출산율 꼴찌의 조국 노동자에게 재앙인 나라 대한민국에서 유통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살려달라!"고 절절한 목소리로 외치는 투쟁입니다.

정규직은 그림의 떡인 세상, 비정규직 차별로 가슴에 피멍이 들어도 참아야 하는 세상을 더 이상 자식들에겐 물려주지 않겠다고 작정한 못나고 평범한 엄마 아빠들의 투쟁입니다.

이 투쟁은 무엇보다 길게 줄 서서 기다리는 고객들 때문에 화장실조차 제 때 못 가면서 퉁퉁 부은 발을 주무르며 자정 너머까지 일하고 그 꼭두새벽에도 귀가하면 집안일까지 해 왔던 유통서비스 여성 노동자들의 인간 선언입니다.

저희들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미소로 고객을 맞고 싶습니다. 저희들도 퇴근하고 쇼핑 가면 시민이고 소비자입니다. 근심 없이 활짝 웃으며 고객들을 맞고 싶은 마음 정말 간절합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지금 웃을 수가 없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최소한 1000명 이상 잘려나간 동료들을 보면서 저희들은 웃음을 잃어버렸습니다.

"소중한 월급 80여만원을 일한 만큼 올려달라!"
"2년 이상 일했으면 법대로 정규직화해 달라!"
"부당하게 해고된 동료들을 복직시켜라!"
"더 이상 함부로 자르지 마라!"
"강제로 용역이나 파견으로 전환하지 말라!"
"폭력적인 인사이동을 즉각 중단하라"
"비인간적인 모니터링을 철폐하라!"

저희들의 소박한 요구에 회사는 임금동결로 답했습니다. 아예 대량해고로 소중한 저희 동료들을 잘라버렸습니다. 교회 장로가 회장인 이랜드그룹에서 교회 집사가 부당해고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습니다.

막강한 힘을 가진 회사는 막무가내였고 우리 노동자들을 위한다는 정부도 알고 보니 우리 편이 아니었습니다. 더 이상 기댈 곳도 없었습니다.

저희들도 인간이기에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점거농성은 특히 저희 주부 조합원들에게는 마지막 방법이었습니다. 떨리는 심정으로 1박2일 농성하면 회사가 좀 달라지겠지 기대하고 들어온 농성이었습니다.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예상치 못한 농성이었습니다.

결국 조합원들 모두가 분노하면서 회사가 합당한 안을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결의하면서 장기농성으로 상황이 일변했습니다.

여론이 들끓고 저희들의 결의도 점점 높아져가자 그제서야 그렇게 오만하던 회사도 조금 움직였습니다. 교섭을 하자고 합니다. 그런데 또 동결이랍니다. “노조가 임금동결에 사인할 때까지 교섭하겠다”고 비아냥댑니다.

저희는 하루 하루 피말리면서 피같은 일당(하루 임금)을 날리는 투쟁을 하고 있는데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작심하고 농성을 하고 있는데 호의호식하고 있는 박성수 회장과 경영진은 팔짱을 끼고 “해 볼 테면 해 봐라” 마지막 남은 저희들의 자존심마저 무너뜨렸습니다.

솔직히 저희 파업 조합원들 모두 이제 '이랜드'라고 하면 신물납니다. 이랜드로 인수되기 전 까르푸, 뉴코아에서 근무할 때만 해도 최소한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사람을 자르는 일은 없었습니다.

'기독경영'이라기에 믿었습니다. '윤리경영'으로 유명한 회사라 믿었습니다. "인수합병 후 100% 고용안정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대서특필한 회사이기에 정말로 믿었습니다.

지금 저희들의 심정은 무참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이렇게 아프게 찍히다니요. 마지막 방법은 같은 노동자들에게 호소하는 것 외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나섰습니다. 저희는 민주노총이 너무 고맙습니다.

오늘 저희들은 철저하게 비폭력, 평화 기조를 유지할 겁니다. 경찰과 구사대, 설사 용역깡패가 저희들을 자극하더라도 참을 겁니다. 차라리 맞을 겁니다.

갖은 차별과 설움을 지금까지 참아왔고 이렇게 예상조차 못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회사가 도발해서 만들어내는 몸싸움으로 일을 그르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 투쟁을 지지해 주십시오. 오늘 하루만큼은 인근의 홈에버, 뉴코아, 2001, 아울렛을 이용하지 말아 주십시오. 거대한 자본에 맞서 너무 힘겹게 투쟁하는 저희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혹 홈에버나 뉴코아를 찾아오신다면 투쟁하는 저희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너무나 심각하게 확산되고 심화된 비정규직 문제 이제 국민 모두가 나서서 바꿔야 합니다. 저희들 그저 억울해서 시작한 이 투쟁 여기서 그칠 수 없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무릎꿇고 호소드립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더 이상 고용불안과 차별에 신음하지 않고 웃으며 고객들을 맞을 수 있도록 오늘 하루 민주노총의 홈에버, 뉴코아 '매출 0 투쟁'을 적극 지지해 주십시오.

저희들 이 투쟁 반드시 승리하고 기쁘게 활짝 웃으며 국민 여러분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 7. 8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 파업 조합원들이 드립니다.

석희열 기자·김광충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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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 2007-07-09 15:23:06
정말 개탄스럽습니다. 비정규직법 통과된 이후로 못사는 분들만 피해보는 것같아.. 안타깝네요.. 뭐 이런 나라가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