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대한민국 해군의 힘 원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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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대한민국 해군의 힘 원산함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1.12.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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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칼럼니스트)

▲ 대한민국 해군의 기뢰부설함 원산함. (사진=해군)
ⓒ 데일리중앙
우리나라의 각종 해군 함정 중에서 지명을 함정에 쓰는 것은 호위함, 초계함, 기뢰함 에만 쓰고 있다. 이들 함정중에 북한에 있는 지명을 쓰는 함정은 원산함이 유일하다.

1950년 한국전쟁 중에 유엔군은 원산상륙작전을 계획했다. 북한군은 원산상륙작전을 저지하고자 소련의 지원을 받아 기뢰 3000발을 원산앞바다에 설치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기뢰설치로 인하여 10일간 작전이 지연되기도 했다. 미군 10군단이 원산에 상륙했을 때는 이미 지상으로 진격한 국군 3사단과 수도사단이 원산을 점령한 이후였다.

이 사건은 기뢰전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덕분에 1998년에 취역한 우리나라 해군 최초이자 유일한 기뢰부설함(MLS)의 함명도 '원산함'(MLS-560)으로 정해졌다. MLS는 말 그대로 'Mine Layer Ship'의 약자로 기뢰부설함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원산함은 기뢰부설만 하는 군함은 아니다. 기뢰탐색용 소나(Sonar, 수중음파탐지기)와 각종 기뢰제거장비를 탑재하고 있어 원산함이 단순한 기뢰부설함만은 아닌 것이다.

원산함은 기뢰부설함답게 함미에 탑재된 기뢰부설장치를 이용해 수백 발에 이르는 기뢰를 빠르고 정밀하게 부설할 수 있지만, 원산함에 탑재된 장비와 임무를 고려하면 '기뢰전모함'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넓은 비행갑판이다. 원산함을 옆에서 보면 선체 길이의 1/3에 달하는 비행갑판이 눈에 들어온다. 원산함의 비행갑판은 강습상륙함인 '독도함'이 취역하기 전까지 해군에서 가장 넓은 비행갑판이었다.

이는 서방 최대의 헬기인 'MH-53 시드래곤'(Sea Dragon)까지 뜨고 내릴 수 있는 넓이로, 시드래곤 헬기는 미 해군이 보유한 소해헬기다. 원산함에 이렇게 넓은 비행갑판이 설치된 이유는 기뢰부설 능력뿐만 아니라 신속함이 돋보이는 항공소해 능력을 갖추고자 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원산함(함장 신종열 대령)을 방문하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원산시민회(박태극회장)와는 오랫동안 자매결연을 맺고 있었다. 원산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과 2세들은 원산함 방문을 수차례 해오면서 원산함과 끈끈한 유대를 이어왔다.

지난 1일 원산시민회 방문단은 진해의 해군 진해기지를 방문해서 원산함 함장 신종열 대령의 영접을 받으며 진해에서 1박을 한 뒤 다음날 원산함을 방문했다.

원산함에는 신종열 함장 이하 부함장 양승주 중령(진) 이재우 주임원사를 비롯한 장병들이 해군의 예우를 갖춰서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아줬다. 원산함에는 주기실장 유에리 대위를 포함한 8명의 여군 부사관들도 근무하고 있었다. 들러보면서 느낀 점은 각자의 맡은 임무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함정의 시스템이었다.

각자의 맡은 위치와 임무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숙달된 기기작동을 하며 함장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일사분란하고 정확하게 전달이 되고, 함장의 명령이 전달되는 과정도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됐다. 믿음직스러운 원산함 장병들을 보면서 대한민국 해군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봄, 원산함은 서태평양 기뢰대항전 훈련에 참가했다. 2001년부터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에서 합의돼 회원국들이 격년제로 실시 중인 기뢰 탐색 및 폭발물 처리 능력 강화를 위한 다국적 연합훈련이다.

여름에는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을 태우고 연안을 항해하며 실무적응훈련을 실시하고, 가을에는 한일 수색 및 구조훈련에도 참가해 해상사고의 공동대처능력과 우호증진 및 상호작전운용 능력을 강화시키는 훈련도 마쳤다.

원산함을 방문하는 동안 위용이 넘치는 독도함에도 승선하여 둘러볼 기회도 가졌다. 9전단내의 잠수함 역사관도 둘러보고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을 벅찬 감격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정부는 해군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산함 같은 함정이 3척은 있어야 할 것이다. 대양해군으로 나가려면 해군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필자 일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안내를 맡은 원산함 장성재 소령에게 감사드린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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