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전윤철 감사원장 교체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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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 전윤철 감사원장 교체에 '쓴소리'
  • 주영은 기자
  • 승인 2008.05.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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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압박 이명박 정부에 강한 불만... "이제 내각제 깊이 고민할 때"

▲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윤철 감사원장을 교체하기로 한 청와대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데일리중앙 자료사진)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14일 청와대가 전윤철 감사원장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이 바뀌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전윤철 감사원장은 국회에서 압도적인 다수로 동의를 했고, 국회 동의에 의해서 임명됐다"고 정부의 사퇴 압력을 비판했다. 정 의원은 2003년 전 감사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정 의원은 "미국에서는 클린턴이 임명한 CIA(중앙정보국) 국장인 조지테닛을 부시가 정권이 바뀌면서도 계속해서 임용해서 들고 갔다"고 이명박 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전윤철 감사원장은 김영삼 정권 때부터 공정거래(부)위원장, 예산처장관, 경제위원부총리, 비서실장, 감사원장을 하면서 공직자로서의 자세나 여러 가지에 있어서 여야 모두 비교적 흠이 없이 무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임용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원장의 정년이 70세이다. 그래서 내년 6월에는 더 하고 싶어도 그만두는 자리인데 굳이 감사원장을 전격 사퇴할 필요가 있느냐"며 "우리도 이제는 (미국과 같은) 그러한 전통을 가지는 성숙한 정치를 해야 될 때"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노무현 정권 때 임용된 사정기관의 수장들이 몇몇 있다"며 "그런 분들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자리는 유지를 하고 어떤 자리는 사퇴를 한다. 이것도 맞지 않는다"며 형평성 논란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제는 많은 폐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친박 문제도 대통령제의 경선이 갖고 온 여러 가지 모순"이라며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게임인 대통령제를 이제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면 무더기로 사람이 바뀌고 인사의 기준이 캠프에서 뭘 했느냐를 기준으로 삼는 그러한 인사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며 "이제 내각제를 깊이 생각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후임 감사원장 인선과 관련해 "캠프에 무슨 일을 했다든지 공천에 관련해서 오히려 공천 절차를 무시하고 영혼을 판 사람이 아니라 널리 존경을 받고 업무를 숙지하고 감사원장의 직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인사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정 의원의 이러한 언급은 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공천 실무를 주도했고, 새 감사원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을 겨냥한 것으로 여겨진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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