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얻을 것 다 얻었다"... 야 "면피용 공수표"
상태바
여 "얻을 것 다 얻었다"... 야 "면피용 공수표"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5.20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쇠고기 협상 추가 협의 둘러싸고 여야 설전... 한미FTA 비준안 다음 국회로

▲ 20일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과 관련한 추가협의 내용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조윤선(왼쪽) 대변인과 민주당 차영 대변인이 전혀 다른 해석을 내리며 설전을 벌였다.
ⓒ 데일리중앙
20일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추가 협의 결과에 대해 여야는 극단적인 온도차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날 오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관련 미국 정부와의 추가협의 결과를 발표하자 민주당은 "국민적 우려를 전혀 불식시키지 못한 면피용 조치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차영 대변인은 정부 발표 직후 브리핑을 통해 "한 마디로 매우 실망스럽다. 검역주권 명문화도 공수표임이 드러났다"며 "결국 본 합의문의 일점일획도 고치지 못했고, 협상은커녕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서신교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역주권 명문화라고 거짓 선전한 정부여당의 태도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요구는 전혀 반영하지 않고 미국 눈치보기에 급급했다"면서 "국민건강권과 검역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전면적인 재협상이 아닌 어떤 결과도 이제 국민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추가 브리핑을 통해 "정부여당은 오늘 미국산 쇠고기 개방에 대한 추가 협의를 통해 국민이 요구하는 위험물질을 제거하는 데 실패했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정부여당 스스로 17대 국회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데도 실패했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정부가 밢한 GATT 20조로는 검역주권을 실질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통상마찰 등 더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정부의 협상력 부재가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도 "정부가 밝힌 추가협상 내용은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조치가 아니라 한국정부의 국민건강보호권이란 일반 사항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며 "더구나 협정문 본문을 수정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알멩이없는 내용을 서한 형태로 주고받은 것을 추가협상이라고 내놓은 정부의 뻔뻔스러움에는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한미 정부의 추가협의 결과가 한미FTA 처리에 전환점이 돼야 한다"며 야당의 비판을 "FTA 발목잡기"라고 몰아붙였다.

조윤선 대변인은 "GATT 20조와 WTO의 동식물검역협정 규정에 따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수입중단 조치와 함께 광우병위험물질이 포함되는 부위의 수입 금지도 명문화했다"며 "이로써 쇠고기 정국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며 얻고자 하는 것은 다 얻게 됐다"고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조 대변인은 "한국의 검역주권을 명문으로 인정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고까지 했다.

이어 "특히 오늘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를 직접 만나 FTA에 대해 야당의 입장을 경청하고 설득하는 자리도 가졌다. 당에서는 국회의장을 방문해 FTA처리에 적극적인 협조도 요청했다"며 "한미FTA는 국회의 충분한 검토를 거친 만큼 야당의 대승적인 결단만 남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FTA는 작년에 국익을 위해 민주당 정부가 타결하고 국회에 비준동의안까지 제출했던 취지에 맞게 민주당은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이런저런 핑계나 민주당 내부사정으로 FTA처리를 발목잡는 역사적인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