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4월 치러지는 19대 총선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나라당 공천을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 예고탄으로 여겨진다.

박 위원장은 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기로 오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박 위원장의 이러한 결심은 정월 대보름을 맞자 전날 대구를 방문해 지역구 민심을 확인한 뒤 내린 결론이다.

박 위원장은 "1997년 IMF 사태를 맞아서 저를 정치에 입문하게 해준, 저의 정치적 고향이 달성군이다.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많이 성원해주시고 보살펴주신 달성군민 여러분의 곁을 떠난다는 것이 저에겐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당의 간판이 바뀌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큰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서, 또 제가 이 시기에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서 앞으로 당과 우리 정치를 위해서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 될지 선택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중대 갈림길에서 결심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는 "지역구민 여러분께서 지역구를 넘어서 더 큰 정치에 헌신하라고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지역구민 여러분의 뜻에 따라서 더 큰 정치에 몸을 던지기로 결단을 내렸다"며 달성군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비례대표 출마와 관련해서는 "당과 상의하겠다"고 밝혀 여지를 남겨 놓았다.

그러나 대선 출마가 확실한 박 위원장이 몇 달짜리 국회의원을 위해 비례대표 출마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 위원장의 지역구 불출마로 지역구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당 중진 의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더욱이 공천을 앞두고 여러 구설수에 올랐던 전직 대표 등은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