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5공회귀?... 경찰 강제해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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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5공회귀?... 경찰 강제해산 논란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5.26 13:3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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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민심 폭력진압 더 큰 저항 부를 것"... 여 "불법 반정부 시위 용납 안 돼"

▲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던 시위대가 25일 새벽 종로1가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경찰 저지선에 막혀 있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서자 시위대는 서로의 팔짱을 낀 채 격렬히 저항하고 있고, 일부 시위대는 겁에 질려 울부짖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최근 시민들의 민주적인 의사 표현이 공권력이라는 가장 후진적인 방식에 의해 저지되거나 방해받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5공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마치고 청와대를 향해 거리행진을 벌이던 수천명의 시민들을 경찰이 25일 새벽 강제해산에 나서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이번 시위 진압을 위해 살수차까지 동원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68명의 시민을 연행했다.

정부는 특히 최근 쇠고기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노동부와 법무부, 경찰, 검찰, 감사원, 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한 5공식 관계기관 공안대책회의까지 부활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일제히 이명박 정부의 과잉진압을 비난하며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촛불시위를 "불법적인 반정부 폭력"으로 규정하고 엄단할 것을 주장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 노은하 부대변인은 "폭력을 쓰지 않은 채 촛불을 든 시위대를 향해 폭력진압과 연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과거 독재정권의 방식으로 시민을 과잉진압한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연행한 시민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노 부대변인은 "정부는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직시해야 한다. 민심을 폭력으로 진압하려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청와대가 주도하는 촛불집회 과잉진압의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자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명박 정부가 선량한 시민을 적으로 몰아세우고 국민을 상대로 공안정국을 만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승흡 대변인은 "정의로운 국민의 목소리를 폭력으로 탄압했던 정권은 더 큰 저항으로 불행한 결말을 맺어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관계기관 대책회의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길이고 비극적인 움직임이다. 현 정권의 몰락을 예고하는 신호등이 켜지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가 경찰과 충돌을 빚은 것은 정부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정부는 이제라도 촛불집회의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에 대한 민의를 겸허히 수용해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대변인은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 오고 있다"며 "국민 생명을 우습게 알고, 국민 불안을 괴담으로 몰고, 국민을 기어코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는 이명박 정부의 '불도저독재'가 우리사회를 80년대로 되돌려버린 듯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광화문 촛불집회가 '항쟁'의 모습을 보이게 된 데는 민심을 거스른 이명박 정부에 그 책임이 있음에도 불법행위 주동자를 엄정 처리하겠다는 수사당국의 아집은 우리 사회에 더욱 독재의 기억을 불러올 뿐"이라며 "소로 망하는 '소망정권'이 되지 않으려면 연행된 시민들을 당장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부는 불법 반정부 폭력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사법당국의 엄정 대처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박태우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는 질서의 준수를 먹고 사는 생명체"라며 "특정세력의 정견을 외치면서 민주주의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정부가 절대로 방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부대변인은 "서울도심의 도로들이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도록 불법점거를 허용한 경찰의 공권력에도 문제가 있다"며 "순수한 일부 정파들이 순수하게 걱정하는 애국적인 반정책 투쟁의 성격을 벗어나 반정부 투쟁으로 정치 쟁점화하는 일부 반국가 세력들의 불순한 의도에 대한 공권력의 수사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려했던 대로 정치가 개입되면서 촛불시위의 성격이 변질되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광우병 괴담이 아직도 민심을 어지럽히고 있는 가운데 폭력과 불법시위를 벌이는 것은 국가의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치 장관고시를 이번주 안으로 관보 게재를 통해 강행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의 대치가 점점 격화될 전망이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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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 2008-05-26 18:33:37
이명박 대통령의 눈에는 울부짖는 국민은 눈에 안뵈고
오로지 미국 부시 대통령과 축산업자들, 앉은뱅이소만
눈에 보이는ㅌ 모양이다.
그 작은 눈에도 미국 앉은뱅이 소는 크게 보이나 보다.

좃갑제 2008-05-26 16:32:15
오죽하면 이 대통령의 지지자들 마저 "나는 안뽑았다"고 하겠는가.
제발 정신차려라. 민심이 폭발하면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은
숱한 역사에서 우리는 보고 겪지 않았나. 그걸 모르는 대통령이라면
물러나야지. 그냥 평생 삽질이나 하면서 몸으로 떼우며 부지런 떠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지.

좆갑제 2008-05-26 16:30:24
관계장관 대책회의도 부활하고 완전히 신공안정국으로 만들 작정인 모양이다.
쇠고기 정국이 안풀리니까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공포정치로 민심을 누르겠다는
그야말로 구시대적 발상이다. 권위시대에서 우리가 배운 것이 도대체 이런 것인가.
대통령 한사람 잘못으로 5천만 국민이 이렇게 고생하는구나. 나라 전체가 이게 먼가?
요즘 유행어가 "나는 안뽑았다"라는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빗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