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일 최근 격화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각계 원로 등을 두루 만나서 폭넓게 여론을 들은 뒤 민심 수습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긴급 회동을 갖고 "민심 수습을 위해 각계 원로 등 국민의 의견을 귀를 열고 수렴해 달라"는 강 대표의 건의에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표는 "각계 원로들의 의견을 귀를 열고 듣고 수렴해 주었으면 좋겠다"며 "특히 당의 입장에서 보면 일부 정치적인 착오 등이 있었던 만큼 차제에 민심 일신 차원에서 개각 등 민심수습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적 쇄신을 포함한 국정 쇄신 방안은 6.4 재보선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강 대표는 이와 함께 "청와대에 정치 상황을 예측 분석하고 여야정 간의 소통과 조율을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강 대표는 또 거리 촛불시위에 대해 "폭력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또 원칙에 입각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촛불문화제 등 평화적인 의사 표현에 대해서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좋은 생각"이라며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처리와 고유가 대책 등 이른바 민생 대책을 논의하고 처리하기 위해 개원 협상을 빨리 마무리해서 원 구성을 하도록 힘써 달라"고 18대 국회 개원을 서둘러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두 사람의 회동에서는 당내 최대 현안인 탈당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강 대표는 "당의 화합을 위해 한나라당의 입당 또는 복당을 원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문호를 최대한 개방한다는 원칙 아래 우선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공천에서 낙천해 탈당한 뒤 18대 총선에서 당선한 사람들은 당원 당규 상 결격사유가 없는 한 곧바로 복당 조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구체적인 절차와 관련해 "한나라당 입당이나 복당을 원하는 의원들(친박 또는 순수 무소속 의원)은 당원 당규에 따라 해당행위의 정도, 도덕성 등을 심사해 가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당규에 따라 이번주 안으로 중앙당에 당원자격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복당 문제를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방향과 절차는 당에서 알아서 진행하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친박 복당 문제와 관련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려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