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수장학회 의혹, 이사회가 국민 앞에 대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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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수장학회 의혹, 이사회가 국민 앞에 대답해야"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2.10.21 2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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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관련 입장 밝혀... 야당의 정치공세는 더욱 강화될 듯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4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정수장학회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 데일리중앙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대선 가도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학회 관련한 정치적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여전히 정수장학회는 자신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 후보는 또 정수장학회는 더이상 정쟁의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며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사진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책임지고 국민 앞에 대답하라고 요구했다.

장학회 이름 등 모든 것을 정수장학회 이사회가 알아서 하라고 했다. 최필립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간접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박 후보의 이날 정수장학회 입장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은 자신을 위한 거짓과 독재자 아버지를 변명하기에 급급한, 시대착오적이고 적반하장의 입장 표명이라며 혹평했다.

특히 국회 문방위 민주당 의원들은 별도로 성명을 내아 "적반하장, 시대착오적 발상 벗어나지 못하는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입장을 규탄한다"며 "박근혜 후보는 결코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의 바람과는 달리 정수장학회 문제가 대선 정국에서 더욱 민감하고 휘발성이 강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음은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입장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수장학회에 대한 국민적 의혹과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한 저의 입장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원칙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습니다.
우리 사회에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 잡고,
원칙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1962년, 우리나라가 정말 어려웠던 시절에, 정수장학회가 설립됐습니다.
국가의 미래는 인재양성에 달려있고,
가난하지만 능력있는 학생들이 등록금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어야만
그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고한 의지로 설립된 장학재단입니다.

그 후 반세기 동안 연 인원 3만 8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서, 어려운 환경에 있던 인재들이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으로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각계각층에서 우리나라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고,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많은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 대한 정수장학회와 장학생들의 헌신과 기여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선을 앞두고,
장학회가 마치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정치공세의 대상이 되면서,
장학회의 설립취지와 장학생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받을 마음의 상처와 혼란이
그 동안의 순수한 노력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정수장학회와 관련해서 몇 가지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정수장학회는 개인의 소유가 아닌 공익재단이며,
어떠한 정치활동도 하지 않는 순수한 장학재단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수장학회가 저의 소유물이라거나,
저를 위한 정치활동을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정수장학회는 공익재단이기 때문에,
모든 활동에 있어서, 정부와 교육청의 감독과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공익재단으로서 다른 의도를 가진 사업을 조금이라도 벌인다면,
관련기관에 의해 드러날 수밖에 없는 투명한 구조입니다.

그런 장학회가 저에게 정치자금을 댄다든가, 대선을 도울 것이라든가,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공익재단의 성격을 잘 알지 못하고 말하는 것이거나,
알고도 그렇게 주장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공세일 뿐입니다.

실례로, 지난 10년 동안 민주당 정권 내내 문제점을 파헤쳤고,
최근 곽노현 교육감 재임 당시 서울시 교육청에서 감사까지 진행했지만, 전혀 문제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운영되어왔습니다.
만약 비리가 있었다면,
벌써 감독기관에서 모든 것을 동원해서 압박을 했을 것입니다.

재단 운영을 맡고 있는 분들에 대해,
야당이 공격하는 것도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어느 재단이나 설립자의 뜻을 잘 아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재단이 그렇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이사진이 부정부패에 관련이 되었다면 당연히 물러나야겠지만,
설립자와 가까운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정치공세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 때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직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수장학회야말로 그 어떤 장학회보다도
깨끗하고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둘째로, 정수장학회에 대해 고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가
이름만 바꾼 것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것 또한 사실과 다릅니다.

정수장학회는 부일장학회를 승계한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김지태씨가 헌납한 재산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국내의 독지가들 뿐 아니라 해외 동포들까지 많은 분들의
성금과 뜻을 더해 새롭게 만든 재단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김지태씨는 부정부패로 많은 지탄을 받았던 분이었습니다.
4.19 때부터 이미 부정축재자 명단에 올랐고,
분노한 시민들이 집 앞에서 시위를 할 정도였습니다.
그 후 5.16 때 부패혐의로 징역 7년형을 구형받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먼저 재산헌납의 뜻을 밝혔고,
부산일보와 문화방송 주식 등을 헌납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당시 김지태씨가 헌납한 부산일보와 문화방송의 규모는
현재의 부산일보와 MBC 규모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부산일보는 당시 자본이 무려 980배나 잠식되어
자력으로 회생하기 힘들 정도의 부실기업이었습니다.
또 당시 MBC 역시 당시에는 라디오방송만 하던 작은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너무나 견실하게 성장을 해서 규모가 커지자
지금 같은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2005년도에 장학회를 떠난 이후,
장학회와 어떤 관계도 없고,
무엇을 지시하거나 건의할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장학회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저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장학회와 관련해서 정치적 논란이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를 위해 장학생을 배출하며 노력해 온 정수장학회가
마치 비리에 연루되어 있고,
의혹이라도 있는 것처럼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계속된다면,
장학회의 본래 설립취지와 그동안 헌신했던 분들과
수많은 장학생들의 명예까지 훼손될 수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고 말 것입니다.

저는 장학회가 설립취지를 더욱 살리고,
우리 사회에 더 많은 기여와 봉사를 하기 위해서라도,
장학생들에게 자긍심을 되돌려주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대답을
장학회 스스로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정수장학회가 정치적인 논란의 중심에 서서
국민들에게 혼란을 가져오고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정수장학회 이사장님과 이사진은
정수장학회가 더 이상 정쟁의 도구가 되지 않고,
국민적 의혹이 조금도 남지 않도록
국민 앞에 모든 것을 확실하게, 투명하게 밝혀서
국민들에게 해답을 내놓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아버지께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셨던 것도,
제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것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정수장학회가 더 이상 의혹을 받지 않고
공익재단으로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이사진에서는 장학회의 명칭을 비롯해서 모든 것을 잘 판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이 문제로 더 이상 여야간 정쟁과 반목이 커지고,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대선에서 정책이 실종되는 일이 없어져야 합니다.
그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불행입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후로
저 개인의 이득을 추구하는 정치는 하지 않았고,
정치를 마감할 때까지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오직 국민 여러분만 보고 갈 것입니다.
그것이 저의 정치 소신입니다.

감사합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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