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빌딩 수집가'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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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 '빌딩 수집가'로 전락?
  • 송유정 기자
  • 승인 2012.10.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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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이전으로 임대료 및 관리비 연간 5억원 증가

한국투자공사의 사옥이전으로 증가한 관리비와 1인당 사무 면적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여론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현미 민주당 의원이 22일 한국투자공사(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교동에서 회현동으로 사옥을 이전한 KIC의 사유가 왜곡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6일 KIC는 공사 창립 이후 7년간 사용해 오던 무교동 '서울 파이낸스센터'에서 회현동 '스테이트타워 남산'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당시 이에 대해 KIC 관계자는 "서울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를 외국의 국부펀드에 지급하고 있던 현실을 개선하는 측면도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임대료와 관리비로 서울 파이낸스센터에서는 2011년 기준 연 16억7912만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신규 사옥은 연 21억5269만원을 지불하게 돼 오히려 임대료가 연간 4억7357만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KIC는 사옥 이전을 통해 타 정부기관에 비해 훨씬 넓은 면적의 사옥을 사용하게 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있다. 단독·임차청사를 사용하고 있는 22개 정부기관의 1인당 면적은 7.88평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KIC의 신규 사옥은 직원 1인당 11.42평을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 사옥도 8.09평으로 정부기관의 평균보다 넓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신규사옥인 '스테이트타워 남산'의 소유주는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으로, 이 회사는 프랑스 최대 은행그룹 'BNP파리바'와 신한금융지주(최대주주 BNP파리바)간의 합작 회사이다.

결국 싱가포르투자청에 지불되는 임대료를 개선하기 위해 이전한 사옥의 임대료가 고스란히 프랑스계 금융 회사에 지불하게 된 것으로 밝혀져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KIC는 매년 국회로부터 너무 비싼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기존보다 약 5억원이나 비싼 연간 21억원의 막대한 임대료를 부담하게 됐다"며 "외국계 회사가 송한 넓고 쾌적한 고급 오피스 건물만을 찾아다니고 있어 KIC는 '서울에서 가장 좋은 건물만 찾아떠도는 빌딩 수집가'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에 대해 KIC측은 절대 수치의 단순 비교임을 강조하며 해당 논란을 반박했다.

22일 KIC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의 통화에서 사옥 이전 관리비 증가에 따른 입장에 대해 묻자 "계약기간 만료로 오히려 연간 1억5000만원 정도의 임차료가 줄었다"며 "기존 사옥에서는 인원이 늘어도 계속 쓰다가 이번에 이전을 한 것이다. 1인당 면적을 따지면, 절대면적인 늘어난 것은 맞지만 임차료는 오히려 줄었다. 회의실 등 일반적 공간들을 감안해 계산하면 오히려 이전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전 사옥 계약과 관련해 "임차면적을 기존 939.48평에서 1325.29평으로 확대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인당 임차면적 기준으로는 5.3평에서 5.9평으로 확대된 수준이다. 특히 1인당 면적 증가 부분에 있어서는 청년인턴의 채용인원 증가 및 회의실, 특수시설의 신축을 감안하면 실제로 면적이 증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유정 기자 ssyj01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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