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경찰 진압, 80년 신군부의 5.18 재현"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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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경찰 진압, 80년 신군부의 5.18 재현" 맹비난
  • 주영은 기자
  • 승인 2008.06.29 16:3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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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법적 대응 방침... 자유선진당 "강경진압은 강경대응의 악순환만 부추길 뿐"

▲ 대규모 촛불시위가 벌어진 서울 세종로에서 29일 새벽 방패와 진압봉으로 무장한 경찰(오른쪽)이 갑자기 시위대의 허리를 공격하면서 이에 놀란 시민들이 황급히 달아나면서 순식간에 시위 현장이 아비규환으로 바뀌고 있다.
29일 새벽 촛불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무리한 강경 진압에 대해 야권은 일제히 규탄성명을 내고 "80년 신군부가 자행했던 5.18의 재현"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서울대 여학생을 군홧발로 짓밟은 경찰이 이번에는 여성 직장인을 짓밟고 팔을 부러뜨렸다. 어린애를 태운 유모차에까지 소화기를 뿌려대고, 비폭력을 외치는 시민들을 방패로 내려찍고 경찰봉으로 무자비하게 구타했다"며 "마치 80년 신군부가 자행했던 5.18을 보는 듯하다"고 했다.

차영 대변인은 "정말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찰"이라며 "쇠고기 협상을 잘못해 국민의 건강권을 송두리째 내놓은 정권이 구속돼야지 왜 선량한 국민들이 구속돼야 하냐. 국민의 뜻과 요구를 듣지 않고 있는 이명박 정권은 존재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고 비판을 날렸다.

조배숙 납치폭행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은 "경찰의 대응이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고 도를 넘고 있다"며 "내일 오후 서울 경찰청을 방문해 진상조사을 벌이고 이에 가담한 행위자를 가려내 책임자 처벌과 전체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어청수 경찰청장의 파면을 촉구하겠다. 앞으로 앞으로 법적 대응도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어제 집회는 특히 경찰이 유모차를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고, 비폭력 시위여성을 진압봉으로 때리고 군홧발로 짓밟는 상황이 동영상으로 급속히 유포되면서 시민의 분노를 극도로 자극했다"며 "촛불 민심에 대한 본질을 외면한 채, 드러난 현상 만을 일단 막고 보자는 철학부재의 강경진압은 강경대응의 악순환만 부추길 뿐"이라고 경찰의 강경 태도를 질책했다.

박 대변인은 "잘못된 협상으로 국민의 분노를 야기한 정부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분열과 비극이 초래되기 전에 이제 국민의 준엄한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충고하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향해서도 "정치인은 국회로 돌아와 이 모든 혼란을 수습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국회 등원을 촉구했다.

▲ 28일 오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차벽을 사이에 두고 밤새 격렬한 대치가 벌어진 서울 세종로에 29일 새벽 경찰(오른쪽)의 물대포와 소화기 공격으로 주변이 뿌옇게 덮여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21년 만에 찾아온 6.29는 역사의 시계를 전두환 정권 말기인 87년 6월 그 때로 돌려 놓았다"며 "21세기 민주화된 한국사회에 난데없는 '옛날에 왔던 각설이'로 출몰하며 이명박 정권의 본색인 야만적인 폭력성과 반민주성을 숨기지 않았다"고 직격했다.

박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은 소화기와 물대포, 방패와 군홧발로 국민의 반론이나 반대를 다 폭력으로 때려잡고 끝없는 침묵과 굴종의 사회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거짓과 위선에 맞서 떨쳐 일어선 위대한 국민들은 정권의 심장부인 청와대를 향한 촛불의 대이동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두 달이 넘도록 표출된 민의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데서 비롯된 일부 시위대의 과격 행동을 빌미로 전체 국민을 폭도로 매도하는 정부여당의 행태는 적반하장의 생생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적반하장에 마이동풍, 거짓말 정부가 현 정부여당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고 있음을 지금이라도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국민담화에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오늘 정부 담화는 거짓과 위선으로 일관한 대국민 전쟁선포다. 군사독재정권의 말기를 보는 것 같다"며 "국민으로부터 실질적인 불신임을 당한 현 내각이 깊이 반성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야당과 국민을 향해 전쟁 선포를 하는 현실이 기막힐 따름"이라고 혀를 찼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외교협상에서 중대한 흠결을 자초했던 정부가 문제를 정도로 풀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촛불시위에 대해 초강경 대응 방침만 고집하는 것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며 "향후 초래될 극도의 시국 혼란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노당 부성현 부대변인은 "촛불시위에 대한 관계부처 장관의 대국민 발표문은 국민에 대한 협박장을 대통령, 국무총리에 이어 세 번째로 발송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명박 정부가 6.29를 독재체제로의 귀환을 알리는 원점으로 삼아 국민과의 대결을 피할 수 없는 외길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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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처 2008-06-29 22:11:19
안그럼 말로만 떠드는건가.
국회 개원도 안했는데 그럼 시위에 라도 나와야지.

자운연꽃 2008-06-29 21:44:18
더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데,
저 정도로 국민을 무지막지하게 패는걸 보니 이명박 정부 수명도 다됐다.
끝났어 끝난거야. 오늘도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서
홀로 아침이슬을 더럽히고 있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