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 아내의 깜짝편지에 눈시울 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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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 아내의 깜짝편지에 눈시울 붉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2.12.03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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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토크콘서트 열려... 문 "참여정부 최대 실패는 MB정부 낳은 것"

"당신은 끝까지 잘해낼 것입니다. 앞으로 더 힘든 일이 있더라도 당신 곁을 지키겠습니다. 39년 그래왔듯이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 내 남편 내 짝꿍, 문재인 파이팅!"
"당신은 끝까지 잘해낼 것입니다. 앞으로 더 힘든 일이 있더라도 당신 곁을 지키겠습니다. 39년 그래왔듯이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 내 남편 내 짝꿍, 문재인 파이팅!"

문재인 후보 안사람 김정숙 여사가 남편에게 띄우는 편지를 공개해 심금을 울리고 있다.

간간히 진눈개비가 흩날리는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야권 단일후보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영하의 궂은 날씨 속에서도 3000여 명의 지지자가 몰린 이날 콘서트는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와 문성근 민주당 전 최고위원 공동사회로 진행됐다. 배우 김여진씨와 조국 서울대 교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모습도 보였다.

작가 이외수씨와는 화상 대화가 이뤄졌다. 같은 시간 작가 공지영씨는 문재인 후보 대통령 당선과 정권교체를 간절히 기원하며 단식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문재인 후보는 김여진씨의 참여정부의 성찰과 앞으로의 다짐을 말해달라는 요구에 "참여정부 최대의 실패는 이명박 정부에게 정권을 넘기고 이명박 정부를 낳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5년간 충분히 반성하고 성찰했다. 이제 저는 새 시대의 맏형, 새 시대를 여는 첫 대통령이 되겠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러자 3000여 명의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하며 뜨겁게 반응했다.

달달하게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남편에게 띄우는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내 짝꿍 재인씨에게' 제목의 편지는 금세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김 여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선출마선언을 하던 그날, 당신이 제게 편지를 썼지요. 당신이 그 편지를 읽어내려갈 때, 실은 가슴이 많이 뛰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깜짝 편지여서 놀라기도 했지만, 저와 가족들에게 미안해하는 당신 마음이 너무나 가슴 저렸고, 당신이 내린 큰 결단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에 심장이 뛰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온 자신이 많은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것도 낯설었고, 무슨 말을 할까 기대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부담스러웠을 게다.

▲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남편의 선거 운동을 돕기 위해 3일 서울 강남에서 젊은 유권자들과 만나 소통하며 행복해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김 여사는 "단상에 오르기 전에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이 떨릴 때는 왜 나를 이런 상황에 처하게 했는지 당신이 밉기도 했다"며 남편에게 심경을 털어놓으면서 눈물을 보였다.

울먹이면서도 김 여사는 남편에게 쓴 편지를 끝까지 읽어 내려갔다. 아내의 애틋한 마음을 알게 된 문 후보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김 여사는 "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제게 준 선물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알았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당신은 제게 주었다"며 지난 시간 남편의 선거를 돕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그는 "시장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저를 보고 웃어주시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이 오히려 저보고 힘내라고 격려해줄 땐 가슴이 뜨거워져서 눈물이 났다"며, 남편을 향해 "고마워요. 당신이 준 선물, 소중한 선물 고마워요, 고마워요"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아내의 감동적인 편지 선물을 받은 문 후보는 미리 준비한 꽃바구니를 가슴에 안겨주면서 "사랑한다"고 속삭이듯 말해줬다.

콘서트가 끝날 즈음 하늘에서는 첫눈이 내렸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수천명의 지지자들은 한 목소리로 "문재인" "김정숙"을 외치며 두 사람의 앞길을 축복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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