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이정희-문재인, 원투 펀치로 박근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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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이정희-문재인, 원투 펀치로 박근혜 공격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2.12.04 22: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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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박근혜 저격수'로 대활약... "장물과 청와대 비자금 6억원 당장 사회 환원하라"

▲ 4일 밤 열린 18대 대통령 선거 첫 TV 토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정치쇄신 방안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이정희 후보의 '박근혜 저격수' 역할이 돋보였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18대 대선 후보들 간 TV토론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박근혜 저격수' 역할로 흥미를 더했다.

4일 밤(8~10시) 진행된 18대 대선 후보자 TV토론은 그야말로 이정희 후보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토론회가 됐다는 평가다. '이정희 쇼' '박근혜 청문회'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 후보는 토론이 시작되자 마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정치 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다" "새누리당이 없어져야 정치혁신이 가능하다" "박근혜 후보와 같은 독선 불통의 여왕은 이 시대에 필요없다" 등 거침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자 박근혜 후보도 통합진보당과 이정희 후보의 대북관과 정체성을 물고늘어지며 역공에 나섰다.

박 후보는 "어떤 정치 쇄신도 헌법 정신을 벗어나거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정희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애국가도 안 부르고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안 한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대통령에 나올 자격이 있나"고 진보당과 이 후보의 정체성을 공격했다.

이에 이정희 후보는 "사실을 제대로 알고 질문했으면 한다"고 받아쳤다. 이어 "저는 공식행사에 국민 의례 다 한다"고 답했다.

그는 "(박 후보가) 직권상정 여야에 책임 다 있다고 했는데, 직권상정 날치기 여당에게 있는 거 아니냐? 며칠 전 제주해군기지 예산 날치기 하지 않았나? 집권도 하지 않아서 벌써부터 날치기 하지 않았나? 골목상권 법 개정 국회에서 막지 않았나? 왜 밖에서는 하겠다고 약속하고 안에서는 안 지키냐"고 박 후보를 줄기차게 쏘아붙였다.

박 후보도 물러나지 않았다. 박 후보는 "그 당에 속한 의원들 중에 애국가 부르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안다. 신문에도 다 보도되고 있는데 왜 그러냐. 골목상권 법 개정 왜 반대하냐고 했는데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분들도 맞벌이 부부와 농민 등 우리가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다. 그래서 지금 조정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여성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절반 수준인 월 136만원으로 올리는 법 개정을 박 후보가 가로막았다"며 "그런 사람이 여성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공세를 펼쳤다.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와 같은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과 관련해서도 이정희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을 묻는 사회자의 공통질문에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지금 새누리당 정부 거의 비리백화점 수준이다.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과 가족까지 47명이 비리로 구속됐다. 박 후보 측근들도 비리가 시작되고 있다. 최측근인 홍사덕 전 의원부터 친박 돈공천 문제도 불거졌다. '만서올통'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이명박근혜 정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문 후보는 공수처 등을 신설해 권력형 측근 비리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는 "역대 권력형 비리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국가적으로도 망신이다. 이제 끝내야 한다. 대통령의 비리 척결의지가 확고해야 한다. 수사기관도 외부 압력에 흔들이지 않게 해야 한다.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으로 고위공직자 비리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정희 후보가 또다시 '장물' 등의 표현을 써가며 박 후보를 쏘아붙이며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이 후보는 "권력형 비리 반드시 없애야 한다. 가장 큰 문제가 대통령 친인척 문제다. 장물로 돈을 받아온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까 웃긴다"고 박 후보를 정면 공격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박정희 청와대 비자금 6억원 받지 않았냐. 은마아파트 30채 살 수 있는 돈 아니냐? 그 돈으로 지금까지 살아오지 않았나"며 그 돈과 장물 즉각 사회에 환원하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곤혹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6억원, 그 당시 아버지께서 흉탄에 돌아가시고 동생들과 살길이 막막할 때 경황이 없어 받았다. 저는 지금 자식도 가족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중에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이정희 후보는 "나중에 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장물과 비자금 6억원 사회에 환원해라. 그래야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몰아붙엿다.

박 후보는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정희 후보를 쳐다보며 "이 후보가 오늘 작정하고 저한테 네거티브하러 나온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그러자 이정희 후보의 공격은 더욱 팽팽하고 거칠어졌다.

이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측근 비리 드러나면 즉각 사퇴하겠다고 약속하라. 측근들에게 '당신들 비리 하나라도 발각되면 내가 후보직을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고 던져라"고 거침없이 압박했다.

이에 박 후보는 흥분한 때문인지 말을 더듬으려 즉각 대답하지 못했고, 사회자인 신동호 아나운서가 끼어들어 사태를 수습했다.

박 후보는 감정을 수습한 뒤 "그런 태도는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런 정치공세를 할 것이 아니라 제도를 확실히 해놓는게 중요하다. 툭하면 그만두겠다고 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다"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또 문재인 후보의 국민의정부-참여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퍼주기를 통한 평화는 가짜 평화"라며 "진짜 평화와 구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정희 후보는 끝까지 박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릴 거다. 반드시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희 후보의 대활약에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이정희'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토론회 초반부터 한 누리꾼(@kid**)은 "토론 끝나고 나면 미스박 저격수란 별명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dylee****)은 "목소리 좋고 말 잘한다! 속이 후련하다"고 했고, 아이디가 (@atml***)인 누리꾼은 "이정희 제일 잘한다. 통쾌하다 통쾌해"(@atml***)라며 이 후보를 응원했다.

또 "이정희 발언 때 박근혜 얼굴 보여달라"(@Lack****)는 트윗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박 후보의 표정이 보고 싶다는 말이다.

이정희 후보에게 원색적인 공격을 받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대응이 주목된다. 박근혜-문재인-이정희 후보가 출연하는 다음 TV토론은 10일 저녁 8~10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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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종 2012-12-04 23:00:39
이정희 같은 인간이 대통령후보라고 나와 방송에서 막말을 하는 이 나라의 수준이 참으로 한심합니다. 그리고 이런 인간의 막말 듣자고 공익방송 세금 낭비하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