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마이동풍, 우이독경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인데 어제 개각은 상왕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왕자도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환율 정책의 책임을 물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대신 최중경 차관을 경질한 것을 빗댄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옛날에 왕자를 훈육할 때 왕자가 잘못하면 매를 맞는 아동을 데려다가 대신 종아리를 쳤다고 하는데 장관 대신 차관이 맞는 희귀한 일을 국민이 목격하고 있다"며 "만사형통이라는 말이 있지만 만사강통이라는 말이 새롭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만사형통은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만사강통은 강만수 장관을 빗댄 말이다.
서갑원 수석부대표는 "이번 개각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인식이 얼마나 안이한 것이지 보여 주는 것"이라며 "강만수 장관의 유임은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포기한 선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 부대표는 "잘못된 고환율 정책의 책임을 물어 최중경 차관을 대리 경질한 것은 강만수 장관을 살리려는 졸렬한 술책"이라며 "이 대통령이 진정 경제를 살리겠다면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를 망치고 민생을 도탄에 빠트린 강만수 경제팀부터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강만수 장관에 대해 "IMF 환란의 주범으로 당시 재경부 차관이었다. 국가 부도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며 "인수위 시절부터 고환율 정책을 역설했고 우리 경제와 민생을 망친 장본인이다. 모든 나라들이 환율을 낮춰 고유가에 대응하고 있는데 나홀로 고환율을 고집해 물가폭등을 초래했다"고 직격했다.
또 신학용 부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경제 위기의 원인을 잘못 진단해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과 정부는 모든 것이 촛불시위 때문이라고 한다"며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격"이라고 말했다.
신 부대표는 이어 "오늘의 경제 위기는 정부의 잘못된 성장만능론, 고환율 정책이 불러왔다고 모두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 자신과 강만수 경제팀이 경제위기 장본인인 만큼 원인을 촛불시위에 뒤집어씌우지 말고 책임자를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균 부대표는 "경찰이 촛불집회를 주도한 종교인까지 사법처리하겠다고 한다. 신성한 종교인의 양심까지 사법처리하겠다니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종교탄압을 중단하고 어청수 경찰청장과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당장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잘들 논다. 강 장관은 경질하면 경제가 살아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