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쌍용차 국정조사 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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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쌍용차 국정조사 한다더니...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1.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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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협의체 구성으로 절충... 진보정당 "국민기만" 맹비판

▲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세 명이 지난해 11월 20일 새벽 평택 쌍용차 공장 30미터 철탑 위에 올라가 쌍용차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두 달 넘게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국정조사 무산으로 대답했다.
ⓒ 데일리중앙
민주당이 입만 열면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를 말했지만 새누리당과 2월 임시국회 일정 협상 과정에서 국정조사는 사실상 포기했다.

새누리당의 반발 등을 이유로 대고 있지만 민주당의 절충주의 경향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결국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5월까지 그 위에 매달려 있으라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31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만나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두 사람은 노동계 최대 현안인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와 관련해 국정조사 대신 여야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고 여기에 쌍용차 기업노조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참여시키기로 결정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반발이 일자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별도 브리핑을 통해 "위대한 투수의 조건은 불같은 돌직구와 함께 칼날 같은 제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라며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우원식 부대표는 "박근혜 당선인의 간접적인 약속과 김무성 선대본부장, 황우여 대표가 약속한 쌍용자동차 국정조사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강력한 돌직구라면 2+3여야협의체를 제안하고 협의한 것은 시간끌
기와 몽니로 자신들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새누리당을 끌어내려는 날카로운 변화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쌍용자동차 국정조사는 절망과 실의에 잠긴 수많은 노동자들과 한 약속이며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러한 태도가 벼랑 끝에서 목숨 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 그리고 국민들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지는 의문이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은 두 당의 쌍용차 국정조사 포기에 강력 반발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 '슬로건 정치' '엄중 책임'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난을 쏟아냈다.

김재연 진보당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일정을 합의하면서 끝내 쌍용차 국정조사를 포기했다"며 "대선 기간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했던 김무성 총괄 선대본부장과 새누리당 환노위 의원들이나 국정조사 없이 국회 개원은 없다던 민주당이나 모두 국민을 기만해왔음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어용노조나 다름없는 쌍용차 기업노조를 포함하는 여야 협의체는 그동안 민주노총을 비롯해 노동자들이 반대한 것으로 양쪽 노조 모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실현 불가능한 안이 될 것"이라며 "쌍용차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해법은 국정조사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의당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여야협의체를 만들어 5월까지 운영하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합의사항을 발표했다"며 "그러나 그 같은 합의는 여야 모두 국민들 앞에 약속했던 국정조사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라고 두 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결국 철탑위의 농성중인 노동자들에게 얘기해 볼 테니 5월까지 그 위에 매달려 있으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쌍용차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안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라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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