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졸속협상 사전 조율... 논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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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 졸속협상 사전 조율... 논란 예고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07.27 18: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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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의원 "미 협상단, 일정 합의 전 한국으로 출발"... 관련 자료 공개 요구

▲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4월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졸속으로 무리하게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나라 간 쇠고기 협상이 졸속으로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믿을 만한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 쪽 협상단은 한국 정부가 쇠고기 협상 추진을 공식 수락하기도 전에 이미 한국으로 출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2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쇠고기 협상이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추어 졸속으로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근거가 드러났다"며 "이명박 정부는 협상 일정 및 결과에 대한 사전 정치적 조율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문제 삼는 것은 한국 정부가 협상 명단을 통보하고 협상을 수락하기도 전에 미국 쪽 협상 대표단은 이미 워싱턴을 출발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것.

김 의원이 입수한 농림부와 외교부의 문서수발대장을 보면, 미국이 쇠고기 협상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시점은 4.9 총선 직후인 4월 10일 오전(한국 시간)이다. 이에 한국 정부가 협상 명단을 넘겨주면서 협상을 공식 수락한 시각은 이날 낮 12시께다.

그러나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4월 9일(현지 시간) 주미 한국대사관에 미국 협상 대표단이 이미 한국으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미국 협상단이 협상 개최에 대해 한국과 공식 합의하기 전에 이미 워싱턴을 떠났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그동안의 관례에 어긋나게 급히 추진된 이번 협상은 양측이 한미 정상회담 전에 쇠고기 문제를 타결하려고 정치적으로 합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외교부 관계자도 기존의 외교관례에 비춰 볼 때 극히 이례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농무부 엘렌 터프스트라(Ellen Terpstra) 차관보는 지난해 11월 5일 외교부 관계자와 면담에서 '정치적 차원에서 서로의 이견이 해소될 필요가 있으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협의는 의미가 없다'고 언급했다"며 "결국 미국측이 급하게 기술협의를 추진한 이유는 정치적 차원에서 서로 이견이 해소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치적 차원에서 서로의 이견이 해소된 계기는 유명환 외교부 장관의 3월 말 방미 기간 중일 것"이라며 "4월 7일 유명환 장관은 대통령의 방미 일정 추진계획 보고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일정을 감안할 때 4월 쇠고기 협상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추어 무리하게 졸속으로 진행된 협상"이라며 "정부는 의혹 해소를 위해서라도 관련 자료를 즉시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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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2008-07-27 21:13:06
이명박 대통령이 부시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하룻밤 잘려고
그런 댓가를 지불한 것이지. 국민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송두리째 넘겨준 것이다.
이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명확히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일제 강점에서 벗어난지 얼마나 됐다고 이제는 미국한테 주권을 갖다 바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