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호 출범... '대선 패배 심판'
상태바
민주당, '김한길'호 출범... '대선 패배 심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5.04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고위원엔 신경민·조경태·양승조·우원식... '혁신과 통합, 이기는 민주당' 강조

▲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새 대표에 당선된 신임 김한길 대표는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강력한 혁신 드리이브를 예고했다. 대여 관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변화를 예정했다.
ⓒ 데일리중앙
"고난의 가시밭길이 우리 앞을 가로막을지라도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혁신의 한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민주당 새 대표에 4선의 김한길(사진) 의원이 압도적 지지로 선출됐다.

'독한 혁신·이기는 민주당' 깃발을 든 김한길 후보가 '민주당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겠다'는 이용섭 후보를 이긴 것이다. 비주류의 김 후보가 범주류의 지지를 받은 이 후보를 꺾은 것은 '대선 패배에 대한 심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은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정기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를 열어 대표와 최고위원 4명 등 임기 2년의 새 지도부를 뽑았다. 당장 10월 재보선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 올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특히 비주류의 김한길 후보와 조경태·양승조 후보가 지도부 진입에 성공함으로써 당내 역학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여 협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지도부 선출은 1인1표(당대표) 및 1인2표(최고위원)제로 실시된 대의원 현장투표(50%)와 권리당원 ARS전화투표(30%), 국민·일반당원·대선경선참여선거인단으로 구성된 여론조사(20%)를 합산해 이뤄졌다.

'다시 시작, 힘찬 전진' 제목으로 열린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했다. 일대일로 붙은 당대표 경선에서는 김한길 후보가 이용섭 후보를 누르고 선출됐고, 7명이 경합한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4명이 지도부에 입성했다.

▲ 4일 오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5.4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결과 발표 직후 낙선한 이용섭 후보(왼쪽)가 김한길 새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당 중앙선관위는 전체 대의원 1만4014명 가운데 8803명이 현장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62.8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권리당원은 10만6186명 중 3만801명이 투표에 참여해 30.02%의 투표율을 보였다.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은 싱겁게 승부가 갈렸다. 대의원 득표율, 권리당원 득표율, 여론조사 득표율 모두에서 김한길 후보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김 후보는 특히 권리당원 득표율(63.65%)과 여론조사 득표율(61.72%)에서 이용섭 후보(36.35%와 30.42%)를 압도했다. 대의원 현장투표에서도 김 후보는 57.42%의 지지를 얻어 42.59%에 그친 이 후보와 격차를 벌리며 크게 앞질렀다.

막판 무서운 상승세로 뒤집기를 시도했던 이용섭 후보는 권리당원 득표율과 여론조사 득표율에서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해 대표 선출에 실패했다. 현장에서 이뤄진 대중연설에서도 대의원들을 격동시키지 못했다.

오후 6시10분 이낙연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발표한 개표 결과를 보면, 총득표수(대의원 득표+권리당원 득표+여론조사 득표)에서 김한길 후보는 61.72%의 지지를 얻어 38.28%의 이용섭 후보를 눌렀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신경민 후보가 17.99%로 1등을 차지했고, 이어 조경태 후보 15.65%, 양승조 후보 15.03%, 우원식 후보 15.01% 순으로 당선됐다.

특히 부산에서 3선한 조경태 의원의 지도부 입성이 주목을 받았다. 조 의원의 당선은 이날 현장 분위기에서 예상됐다. 8000여 명의 대의원은 조 의원의 연설에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호남표가 조경태 의원 쪽으로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뼈속까지 바꾸겠다' 기치를 들고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던 40대의 안민석 후보와 유승엽·윤호중 후보는 한계를 드러내며 지도부 진입에 실패했다.

▲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도부에 선출된 양승조·조경태·김한길·우원식·신경민(왼쪽부터) 후보가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김한길 새 대표는 첫 일성으로 혁신과 변화, 이기는 민주당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변화와 혁신의 폭풍 속으로 나아가겠다"며 새로운 민주당을 향한 대변혁을 예고했다.

김 대표는 "계파도 세력도 없는 제가 당대표로 선택된 것 자체가 민주당의 큰 변화를 상징한다"며 "이것은 계파정치를 청산하라는 요구이고, 책임정치를 구현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제 민주당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새벽을 만들어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혁신의 대장정을 선언했다.

특히 '새로운 민주당'은 계파정치 청산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장 '고강도 혁신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겠다고 했다.

이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목표로 서민과 중산층이 먹고사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생활밀착형 정책' '국민생활 우선정치' 실현을 약속했다.

부드럽고 강력한 대여 관계도 예고했다.

그는 "민주당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정부여당과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정부여당이 계속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고 깔보는 불통의 국정운영을 고수한다면 무서운 민주당,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철수 세력과의 관계 설정에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안철수 교수의 국회 입성, 민주당이 분열될지도 모른다는 당원들의 불안감, 잘 알고 있다"며 "민주당의 분열을 확실하게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안철수 신당' 출연을 앞두고 전개될 야권 재구성과 관련해 "그때는 민주당이 그 중심에 서서 반드시 민주당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마침내는 2017년, 민주당이 '대선승리'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야무지게 준비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