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9일 "지금 가만히 국정 돌아가는 것을 보니까 왜 정권을 교체했는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고 권력 내부를 향해 정조준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과 쇠고기 국정조사 및 원 구성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화풀이하듯 청와대와 내각 인사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먼저 "촛불 정국에서 각료들은 비겁하게 뒤로 숨어버리고 청와대 수석들도 대통령 뒤에 숨어버리고 도대체 국정의 주체들이 없어졌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각료나 정부의 주체들은 국민에게 충성하고 이명박 정권이 어떻게 하면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앞장서서 온몸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국정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그런데) 자기 한 몸 보신을 위해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잘못한 일에 대해 사내답게 당당하게 책임지는 풍토가 없다."

그는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없다. 왜 정권이 바뀌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촛불정국에 유일하게 경찰만 내세워 놓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촛불 뒤에 숨어버렸다"고 청와대와 내각의 보신주의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검찰에 대해서도 <KBS> 정연주 사장과 <MBC> 'PD수첩'과 관련하여 눈치보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칼을 겨눴다.

그는 "KBS 사장 같은 경우에 소환장을 두세 번 발부했으면 그 다음엔 법에 따라 체포영장을 발부해야 한다. MBC PD수첩도 자료제출하지 않으면 법대로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가야 한다"며 검찰의 소극적인 수사 태도를 질책했다.

이어 "공권력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눈치나 보면서 여론의 눈치, 언론사 눈치보고 방송의 눈치 보고 무슨 공권력을 집행하겠다고 덤비는 것이냐"며 "(이러니) 일반 국민들도 뭐하려고 조사받으러 가겠나, 소환해도 안 가면 그만인데. 검찰이 뭐 하는 집단인지 모르겠다"고까지 했다.

또 공기업 개혁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MB정부 브랜드로 추진하다가 지금은 각 부처 장관에게 떠맡기고 있다"며 "욕 얻어먹을 짓 안 하고 각 부 장관이 책임지라는 식으로 나라를 운영한다면 이것은 무정부 상태"이라고 비난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론의 눈치만 보고 여론에 따라서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뭐하려고 전문가가 필요하냐"며 "(그럴바에야) 여론조사 해서 여론대로 정치 집행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경제가 어려우면 경제장관이나 총리가 나서서 국민적 불안 해소를 위해 앞으로 경제 운용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회나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며 "그것도 하지 않고 단순히 국회에 와서 답변하는 것으로만 자기 책무를 다했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오면 아마 구상이 있을 것으로 안다"며 "8월부터는 국정 전반에 리모델링을 해야 하고, 정권을 담당하고 있는 당정청 인사들이 심기일전해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말해 대대적인 국정쇄신을 예고했다.

최우성 기자 rambo536@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