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0개월 이상 소 월령 구분못한다' 알고도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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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0개월 이상 소 월령 구분못한다' 알고도 철폐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7.30 12:3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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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의원, 정부 비공개 문서 공개... 미 사료업계 "농가에서 나이 속일 수도 있다"

▲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가 '30개월 이상 된 소의 월령을 구분할 수 없다'는 미 사료업계의 의견서를 받고도 월령제한을 풀었다고 주장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정부는 한미 쇠고기 협상에 앞서 지난 2월 미 사료업계가 30개월 이상 소의 월령을 구분할 수 없다는 의견을 담은 자료를 입수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한미 쇠고기 협상 국정조사 과정에서 열람한 주미 한국대사관이 2월 9일 외교통상부에 보낸 '미 사료금지 확대 관련 렌더링업계(NRA) 의견'이라는 비공개 문서를 30일 공개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미 렌더링업계는 "미국은 개체별식별시스템(이력추적시스템)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으며, 치아감별법 역시 대략적인 나이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30개월 이상된 소 여부를 구분할 만한 자료가 없고, 설사 농가가 연령 자료를 제공한다 해도 그것이 정확한 것인지 업계로서는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또 농가에서 30개월 이상 소가 폐사할 경우 렌더링 회사가 이를 수집하지 않으면 농가는 처리가 곤란하기 때문에 소의 나이를 속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렌더링(rendering)이란 가축을 도축하고 남은 부산물에 열을 가해 지방, 단백질 등 유용한 물질을 뽑아 동물 사료를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미 렌더링업계는 미 동물성 사료업계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강화된 사료금지조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미국산 수입소의 나이 제한을 풀어버리는 통 큰(?) 협상을 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강기갑 대표는 "미 렌더링업계조차 믿지 못하는 소의 연령자료(30개월 이상 유무)를 이명박 정부가 믿고 수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소 공장
분뇨와 오물더미 위에서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을 맞으며 사육되고 있는 미국 소. 사료비용을 줄이고 살을 찌우기 위해 운동을 제한하고 있는 이곳은 농장이 아니라 '소 공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데일리중앙
그는 "문서에는 육골분에 뇌와 척수가 포함돼 있는지를 검사하는 방법도 없고, 설사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30개월 이상 된 소의 것인지를 아는 방법도 없다고 기록하고 있다"며 "결국 미측의 강화된 사료금지조치가 시행돼도 광우병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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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옥 2008-07-30 16:51:48
이거 완전히 개판이구만.
광우병 소때문에 그런가. 정부가 이럴수가 있나.
국민이 어떻게 이런 정부를 믿고 식탁을 지키겠나요.

강강래 2008-07-30 16:47:19
미 쇠고기 먹고 국민이 다 죽는다고 해도 미국 쇠고기 수입 개방할 정부로세.
참으로 한심하다. 어제 홍준표 원내대표가 왜 정권 교체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정말로 이런 정부 할려고 정권교체했나. 정말 미쳐도 단단히 미친 정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