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사 "사회복지와 경쟁력 강화,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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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사 "사회복지와 경쟁력 강화,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3.06.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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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의당 초청 국회 강연... "경제구조에 맞춰 지속적으로 사회복지제도 수정해야"

▲ ⓒ 데일리중앙
롤프 마파엘(Rolf Mafael·사진) 주한 독일 대사가 지난 4일 진보정의당을 방문해 '독일식 사회민주주의와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진행된 이번 강연은 진보정의당이 '유럽을 통해 본 한국 복지사회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하는 유럽대사 초청 연속 강연회의 두 번째 순서로 마련됐다.

마파엘 대사는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라는 한국어 인사로 강연을 시작하며 최근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두 가지인 △10년 전만 해도 유럽의 병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독일이 어떻게 10년 만에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는가와 △사회복지와 경제 성장을 어떻게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는가를 중심으로 독일식 복지제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우선 독일이 빠른 시일 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이 부분적으로 임금 인상 포기했고 ▷독일이 수출지향적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연방정부가 균형예산을 이룩한다는 것을 헌법에 명시하는 등 국가부채를 극단적 줄이는 정책을 시행한 점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독일은 복지제도가 잘 발달돼 있어 위기 대처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았다.

대사는 이어 "사람들이 묻는 것은 어떻게 그런 일들이 노조 시위나 저항 없이 순전히 합의에 의해 가능했
느냐 하는 것"이라며, 그 이유는 "독일인들이 경제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 기본 이해에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경제는 민주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고, 노동자의 경영 참여가 가능하며, 합리적 노사관계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노사관계가 평화롭고, 그것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이 가능한 이유는 "독일은 임금협상 자율권이 있는데 사용자협회와 노조가 단체협약을 한다. 협회와 노조는 다 산별이며, 협의 내용은 그 산업에 속한 모든 사업장에 해당된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 질문인 사회복지와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았는가에 대해서는 "변화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글로벌화된 경제구조에 맞춰 지속적으로 사회복지제도의 수정 작업을 이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복지제도는 고정된 게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숨쉬는 기관처럼 바꿔야 한다"며, 특히 수정 작업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국가재정의 건전성 ▸경쟁력 있는 경제구조와 낮은 단위임금비용 ▸국가를 통한 연대성 ▸사회 복지급부의 제공을 꼽았다.

대사는 "스웨덴과 독일의 복지모델을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라며 "두 나라는 사회복지, 사회제도에 대한 개념과 이해는 같이 하지만 구체적 복지제도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북유럽은 세계적으로 드물게도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은 나라들이기에 사회복지제도가 전적으로 세수에 의해 운영될 수 있지만, 독일은 핵심적 사회보장 노선이 보험으로, 의료보험, 실업보험, 의료보험이 모두 의무보험"이라고 말했다.

마파엘 대사는 '독일의 복지모델이 한국에 적용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 국가의 모델 결정은 그 국가가 결정해야 할 문제이기에 외부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국가재정의 건정성, 국가 경제의 경쟁력 향상, 사회연대와 사회복지는 어느 사회에서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끝으로 대사는 독일이 현재 당면해 있는 해결과제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구변화 문제와 여성취업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꼽았다.

진보정의당에서 진행하는 유럽대사 초청 연속강연회의 세 번째 시간은 '프랑스 사회당의 정치전략'이라는 주제로 제롬 파스키에 프랑스 주한 대사가 오는 27일 국회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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