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진보적 자유주의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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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진보적 자유주의 공감한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6.16 16: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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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캠프 출입 기자단과 북한산 산행... 국정원 사건엔 "분노한다"

▲ 민주당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16일 출입 기자단들과 북한산 산행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예고했다. 산행 도중 진달래 능선에서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며 즐거워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문재인 민주당 국회의원은 16일 '새정치' 깃발을 들고 국회에 입성한 안철수 국회의원의 '진보적 자유주의'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서는 "분노한다"고 소회를 말했다. 그러나 지금와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지난 대선 캠프 출입 기자들과 서울 북한산 산행을 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당 창당을 통한 독자 정치세력화를 추구하는 안철수 의원은 정치적 지향점으로 보수와 진보, 좌와 우를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으로 '진보적 자유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오는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하는 창립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문 의원은 안 의원의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2017년의 희망 차원에서도 아주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적 자유주의는 이미 오래 전 민주당에서 나왔고, 따라서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말을 안 의원이 독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문 의원은 "개인이 억압에서 벗어나 제대로 자유가 구현되길 바라는 운동을 우리가 오랫동안 해왔고 그런 걸 자유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데, 정치적 자유를 뛰어넘어 사회적 경제적 자유까지 추구하게 되면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며 "과거에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말을 자기 정체성으로 표현한 사람이 유시민 장관이 있고,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도 굳이 범주화한다면 진보적 자유주의적 입장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의원 쪽에서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말한 게 특별히 새로운 건 아니라는 것이다.

문 의원은 "현재의 민주당 상황이 안철수 의원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며 "그러나 안철수 의원의 행보가 민주당에 좋은 외부 동력 내지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의 행보가) 야권을 확대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에게도 보다 많은 희망을 준다"고 평가했다. 마음으로 성원하고 지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두 사람은 최근 6.15 행사 때 만났다. 이 때 문 의원이 "술 한 잔 하자"고 했고, 안 의원은 "좋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날짜는 잡지 않았다고.

문 의원은 "안 의원과 민주당이 가고 있는 방향이 같기 때문에 강물이 필요할 때 하나로 모이듯이 종래에는 우리도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16일 지난 대선캠프 출입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에 나선 문재인 민주당 국회의원이 산행 도중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데일리중앙
검찰의 국정원 수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분노가 치민다고 직설적으로 소회를 밝혔다.

문 의원은 "국정원 부분은 솔직히 조금 분노가 치민다. 그 시기에 국가 정보기관이 특정후보 당선은 막아야겠다 이런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선거를 좌우하려고 했던 거 아니냐"며 "그런 식의 시도가 행해졌다는 자체가 분노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수사결과 보면서 더더욱 분노스러운 건 그렇게 국가 기본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들이 발생했는데 그에 대해 제대로 진실을 규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서 국가정보기관이나 검찰을 바로세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아직도 정권 차원에서 비호하려는 그런 식의 행태를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국민문란 선거개입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문 의원은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후보가 자기를 음해하기 위해서 민주당이 조작했다고 공격하면서 사실이 아닐 경우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뒤집어 말하면 사실로 드러나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 아니겠나"라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러나 "이제와서 박 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문 의원은 대신 "박 대통령이 그 일을 제대로 수사하게 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게 하고 그걸 국정원과 검찰 바로서게 만드는 계기로만 만들어준다면 그것으로 책임을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의 행동을 촉구했다.

그는 대선 패배로 공약을 자신이 직접 실천할 수 없게 된 것을 크게 아쉬워했다. 정말 잘해보고 싶었는데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자신을 지지해주시고 기대를 걸어준 분들한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죄송스런 분들이 벼랑에 몰려있는 해직언론인, 해직공무원,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라고 밝혔다. "제가 다 약속을 드렸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게 정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어쨌든 이제 제가 직접 약속을 드리지는 못하게 됐지만 이 정부가 국민통합 차원에서라도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의원은 앞으로 기자들과의 산행 등 만남을 정례화 내지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과거 YS의 민주산악회 처럼 산행을 정례화할 뜻이 있느냐'고 묻자 "뭐 자주 뵈면 좋겠죠"라며 긍정 답변했다.

문 의원은 대선 패배 후 여러가지 불편한 당내 상황 때문에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지만 5.4 전당대회 후 모든 논란이 싹 없어진 만큼 자주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문재인 의원의 북한산 산행에는 지난 대선 캠프에 출입했던 100여 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당시 캠프에서 공보담당을 맡았던 진성준·김현 국회의원, 박광온 전 대변인, 김경수 특보 등이 함께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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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썽광 2013-06-16 19:31:11
하긴 대선때 신세를 졌으니 당연히 갚아야 하는거지. 안그럼 정치인은
사기꾼 소리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