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000억원 빚더미, 경상남도는 폐업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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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6000억원 빚더미, 경상남도는 폐업 안하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7.03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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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국정조사 시작... 빚더미는 놔둔 채 300억 부채 진주의료원만 해산

▲ 3일 시작된 국회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에선 기관 보고와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동행명령권 발동을 놓고 여야 간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사진=연합뉴스 TV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경상남도의 부채 규모가 2012년 기준 2조6522억원(경남지역개발기금 1조2705억원, 경남개발공사 6552억원 부채)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3일 국회에서 열린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에서는 진주의료원은 300억원 부채 때문에 폐업하면서 2조6522억원의 빚더미를 안고 있는 경남도는 왜 폐업 안 하냐는 비아냥이 나왔다.

지난 2월 26일 윤한홍 경상남도 행정부지사는 "도가 출연한 진주의료원이 매년 40~60억원 손실로 현재 300억원 부채를 안고 있어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사상 유래 없이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의 폐업을 결정했다.

당시 진주의료원이 안고 있던 300억원의 부채는 적지 않은 규모인 것은 사실이다. 서울의료원 314억원, 부산의료원 392억원 등 다른 지역 지방의료원도 진주의료원과 비슷한 부채를 안고 있다. 따라서 진주의료원 폐업이 단지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강행된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실제로 경상남도 공기업들의 부채는 진주의료원보다 훨씬 심각하다.

지난 6월 27일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경상남도 공기업들의 총부채는 2조6522억원(부채비율 58%), 경영성과는 -833억원이다.

지난해 경상남도 공기업 총부채액 2조4770억원, 경영성과 –602억원인 것과 비교해 부채 규모가 증가했다.

특히 이 중 경상남도가 소관으로 있는 지역개발기금과 경남개발공사는 각각 1조2705억원과 6552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경상남도는 이들에 대해 폐업을 결정하거나 폐업하겠다는 얘기를 꺼낸 적은 없다. 상식적으로 부채가 폐업의 원인이라면 부채규모가 큰 공기업부터 폐업처리하는 게 우선순위일텐데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는 거꾸로 부채규모가 적은 진주의료원을 강제로 해산시켰다.

진주의료원 폐업 과정에 홍준표 지사의 노동조합에 대한 개인적인 성향과 정치적 목적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진주의료원 국정조사특위' 민주당 위원인 최동익 국회의원은 "1조2705억원과 6552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지역개발기금과 개발공사 등은 놔둔 채 공사 부채규모의 1/20밖에 안되는 진주의료원부터 폐업한 것
이 과연 윤한홍 부지사가 언급한 것과 같이 300억원의 부채가 진짜 이유였을까"라고 정치적 배후설을 제기했다.

300억원의 부채가 진주의료원 폐업의 진짜 이유라면 2조6522억원의 부채가 있는 경상남도 공기업들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야 공평하다는 것이다.

최동익 의원은 "현재 경상남도 공기업들이 2조6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음을 고려해봤을 때 부채가 경남의 큰 고민거리인 것은 공감할 수 있다"며 "그러나 부채규모가 6552억원이나 되는 경남개발공사 등 경남도의 부채 많은 공기업들은 놔둔 채 부채규모가 1/20밖에 안되는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우선적으로 결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는 행정부지사가 발표한 것처럼 진주의료원의 폐업은 적자가 많아 불가피했던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잊혀질까봐 두려웠던 홍준표 지사가 자신을 알리기 위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정치적 쇼'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작된 '공공의료 정상화 국정조사'에선 기관 보고와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동행명령권 발동을 놓고 여야 간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회 공공의료 정상화 국정조사특위는 오는 9일 경상남도에 대한 국정조사를 예정해놓고 있다. 홍준표 지사가 출석을 거부하고 있어 또다시 논란이 예상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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