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 시장, 50년의 굴곡 책으로 엮어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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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시장, 50년의 굴곡 책으로 엮어 화제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7.26 2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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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으로서 시정일기와 슬픈 가족사 고백... 출간 일주일 만에 교보문고 1위

"시민들의 말 한마디, 글 한 줄에도 나는 자주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그럴 때면 반사적으로 목이 메고 눈시울이 불거진다. 누가 흉을 봐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시민들의 절규를 들을 때 눈물을 흘리는 것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칭찬을 들을 때에도 나는 겉으로 웃을지언정 마음으로는 늘 울고 있다."
"시민들의 말 한마디, 글 한 줄에도 나는 자주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그럴 때면 반사적으로 목이 메고 눈시울이 불거진다. 누가 흉을 봐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시민들의 절규를 들을 때 눈물을 흘리는 것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칭찬을 들을 때에도 나는 겉으로 웃을지언정 마음으로는 늘 울고 있다." ('울보시장' 본문 중에서)

최성(50) 고양시장의 산문집 <울보시장>(다산북스 펴냄)이 화제를 낳고 있다.

이 책에서 최 시장은 굴곡많은 자신의 인생 역정과 2010년 민선5기 고양시장에 당선된 뒤 목민관으로서 민생 현장에서 마주한 시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 귀머거리 누나를 둔 슬픈 가족사를 애틋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최 시장은 자신은 눈물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겉으로는 늘 웃고 있지만 속울음을 삼킬 때가 많다고 했다. 특히 누나의 삶을 떠올리면 금세 짠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책에서도 최 시장은 누나를 향한 짙은 그리움을 드러냈다. 어릴 때부터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누나는 늘 마르지 않는 눈물샘이었다고 고백했다. 누나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 그리고 고마운 마음들이 한 데 뒤섞여 연민의 눈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경재 고양시 공보담당관은 "최성 시장은 마음이 여리다. 그래서 눈물이 많은 분이다"라고 말했다.

최 시장은 주황색 점퍼(고양시 상징 점퍼)를 입고 초록색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고 민생 현장을 누비며 시민을 만나는 것을 즐겨한다. 목민관으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그는 오가가며 만나는 시민들과도 잘 어울린다. 금세 친해져 밥을 같이 먹기도 하고 소줏잔을 기울일 때도 있다.

언젠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대통령도 안 부럽다"고 말할만큼 고양시 목민관으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고양시를 소개할 땐 늘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정치를 배운 최 시장은 그간 청와대와 국회 등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 고3 수험생 이후 30년 넘도록 하루 편히 쉬어본 날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삶은 영일이 없었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중심에는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통일 등의 소중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야5당과 시민단체의 단일후보로 고양시장이 돼 몸으로 직접 느낀 민생 현장의 여러 문제들은 과거 어떤 경험으로도 쉽게 포섭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최 시장은 "그간 제가 우리 사회를 둘러싼 거대담론들 앞에서 끊임없이 뛰고 또 뛰었지만 제 걸음은 민심의 한가운데로 향하지 못한 채 겉돌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들었다"고 했다. 

책을 쓰게 만든 동력이었다.

▲ 최성 고양시장의 산문집 <울보시장>이 출판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료=다산북스)
ⓒ 데일리중앙
이 이야기의 중심은 시민들의 눈물과 함께했던 지난 3년간의 시정기에 맞춰져 있다. 그는 "3년 동안 시민
들이 흘린 눈물들, 제게 주신 제언과 격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감동들을 기록하고 함께 공유하고 싶은 것이 책을 펴낸 첫 번째 이유"라고 말했다.

<울보시장>이라는 책의 제목이 이채롭다고 하자 최 시장은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는 '언제나 한결같이 웃고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사실 저는 잘 웃지만 동시에 잘 우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누나를 비롯한 가족사의 아픔들은 최 시장에게 오래된 눈물샘이었다. 가끔 술을 마시면 그 술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시를 쓰고 읊기도 했다. 이 모든 감성의 탯줄은 물론 나고 자란 가족이었다.

18대 총선에서 떨어진 뒤 2년 동안의 백수생활, 그리고 시장이 되면서 시민들의 한숨과 아픔을 마주하면서 다시 울보가 되었다. 민생 현장으로 뛰어들고 나서부터 슬픔에 흘리는 눈물, 감격과 기쁨으로 흘리는 눈물, 이 두 종류의 눈물을 흘리는 일이 많아졌다.

사실 <울보시장>은 최 시장이 그동안 눈물로 써온 '목민관 일기'가 모태가 됐다. 대한민국을 '우울증공화국'이라고 진단한 그는 이 책에서 시민들의 눈물을 힐링(치유)할 수 있는 시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산문집 <울보시장>의 의미가 궁금했다. 그러자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후련하고 한편으로 저한테는 더 무장하고 초심 잃지 말고 더 낮은 곳으로 겸손하게 눈물, 분노, 한숨과 절망속에 있는 시민속으로 들어가자는 자기 암시이자 외침"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또 "시장 3년만이 아니고 여의도, 청와대에서 거대담론에 빠졌던 한계, 국회의원 낙선하고 백수 때 좌절했던 경험, 살아온 50년 인생을 고해성사, 재조명, 반성한 것이므로 개인적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석무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이 책 추천사에서 "최성 시장의 원고를 넘길 때마다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나의 이웃들과 시민들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라고 썼다.

조창현 한양대 석좌교수는 "가장 청렴하고 유능한 고양시장이 전개할 앞으로의 창조적인 '시민행정의 변화'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6일 출간된 <울보시장>은 선풍적인 화제를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출간과 동시에 주요 인터넷서점 판매 순위 선두권을 차지했다.

출간 일주일을 전후해 실시간 일일 베스트 순위에서 교보문고 정치 분야 1위에 등극했고, 인터파크 정치/사회 분야 2위에 올랐다.

26일 다산북스에 따르면, <울보시장>은 지금까지 5200여 부가 팔려나갔다. 츨판계의 불황 속에 한 달도 채 안 된 상황에서 이 정도의 판매고는 대단한 성과라는 게 출판사 쪽의 설명이다.

다산북스 서선행 홍보팀장은 "보통 소설의 경우 석달 만에 1만부가 팔리면 많이 나간 것으로 본다"며 "그런 점을 미뤄서 본다면 '울보시장'은 대단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 시장은 아직 출판기념회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성 시장은 오는 9월 5일 <울보시장> 출판기념회를 예정해 놓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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